폐쇄 ‘북 선전’ 동영상 유사채널 등장…유튜브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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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최대의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YouTube) 측이 북한 체제를 선전해왔던 채널 3개를 폐쇄한 가운데, 일부 영상들은 여전히 유튜브에서 시청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튜브는 이에 대해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6일 한 유튜브 채널에 여자 어린이가 북한과학기술전당을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이 채널에는 이 어린이가 유창한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며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호화 물놀이장인 문수물놀이장을 방문해 소개하는 영상 등 10개의 영상이 게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어린이의 모습, 어딘가 낯 익습니다.

이날 유튜브 측이 삭제했다고 밝힌 북한 관련 채널 3개 중 하나인 ‘송아’(Sally Parks) 입니다.

이 채널은 그동안 북한 주민의 일상을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영상을 올리며 실제로 체제 선전을 해왔습니다.

앞서 한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국정원의 요청으로 송아를 비롯한 3개의 채널에 대한 한국 내 접속을 차단한 데 이어 이날 유튜브 측이 해당 계정을 폐쇄했다고 밝혔는데, 여전히 관련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겁니다.

이 채널 소개란에는 본인이 11세로 소학교(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이며 평양은 매우 아름다운 도시라고 적어두웠으며, 메인화면에 송아의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기존의 송아 채널과 거의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겉으론 쉽게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다만 수만 명이었던 구독자가 34명에 불과하고 기존의 송아 채널이 삭제됐다는 소식도 게재돼 있습니다.

주소를 살펴보면 기존 송아 채널 (https://www.youtube.com/@sallyparkssongachannel7794)에서 마지막에 ‘0’만 하나 새로 추가(https://www.youtube.com/@sallyparkssongachannel77940)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새로운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기존 송아 채널에 있던 동영상을 그대로 올리고 있는 겁니다.

당초 유튜브는 “북한과 관련된 법률을 포함한 미국의 제재 및 무역 규정 준수를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 송아 채널을 폐쇄했는데, 관련 조치가 무색한 모습입니다.

유튜브 측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모습이 여전히 전 세계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유튜브를 관리하는 구글(Google)의 아이비 최(Ivy Choi) 대언론 담당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유사) 채널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We’ll take a look at this channel.)

유튜브 측이 북한 체제선전 동영상을 공유하는 이러한 유사 채널에도 강제폐쇄라는 강력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