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 ‘전단 통해 코로나 유입’ 주장은 “정치적 계산 깔린 억지”

0:00 / 0:00

앵커: 북한이 한국에서 날아온 대북 전단을 통해 코로나 비루스가 퍼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억지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1일 아침 북한 당국은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TV를 통해 특별 발표를 했습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측은 “코로나 비루스가 북한에 처음 유입된 경로를 파악했다”며 “한국 강원도와 맞닿은 금강군 이포리에서 지난 4월 첫환자가 나왔고, 이 지역 주민들이 평양으로 올라와 전파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 비루스는 ‘풍선에 매달려 날아든 물건’, 대북전단을 통해 유입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곧바로 ‘북한정권이 의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물자나 우편물을 통해 비루스가 전파된 사례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렇게 전파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과 언론 매체들도 ‘북한이 억지주장을 하며 한국에 책임을 떠넘기고, 내부결속을 다지는 전형적인 모습’을 또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대북전단 등 외부정보를 접하지 못하도록 코로나를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 30년 가까이 생활하다 2014년 탈북해 현재 미국 워싱턴에서 북한인권 활동을 하고 있는 이현승 원코리아네트워크 워싱턴지부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부 북한 주민들은 북한 정권 주장에 속아 대북전단을 멀리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현승 워싱턴지부장 :대북전단을 보면 (김씨 일가) 신격화가 무너지고, 사회주의 정권이 이런가 하고 반문하게 되거든요. 북한정권에 대한 의문, 불만을 차단하기 위해서 대북전단을 원천적으로 금지해버리려는 속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와는 달리, 대북전단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이 예상하면서, 대북전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진단도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리나 윤 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윤석열 정부의 향후 관련 행보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나 윤 연구원 :대북 전단지를 통해 코로나비루스가 확산됐다는 북한의 주장은 윤석열 대통령 정부의 향후 계획(future initiatives)을 막기 위해 내세우는 이야기입니다.

재미 한인 강필원 북한자유연합 고문도 북한의 이런 방해에도 불구하고 계속 북한에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필원 고문 :그게 우리가 할 일이죠. 해야죠. 북한 실정이 어떻든지, 북한 주민이 김정은을 숭배하든지 안하든지 우리는 북한에 진실을 알려야죠.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