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상당수 오미크론 감염…대부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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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주민 대다수가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변이종에 감염되었으나 약이 없어 해열진통제도 먹지 못하고 민간요법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행히 오미크론변이종 감염 증상이 경미한 수준이어서 대부분 회복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함흥시의 한 의료 관련 소식통은 6일 “4월부터 수시로 진행된 집중검병검진에서 고열과 몸살 등 이상 증상을 보여 열병(코로나 오미크론) 진단을 받은 주민이 많았다”며 “아마 함흥시 인구 절반이 발열병을 앓았거나 혹은 자신도 모르게 열병을 겪은 것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담당한 지역의 경우 주민의 절반이상이 열병에 걸렸거나 이미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열병으로 판정 받아도 약이 없어 주민들이 해열진통제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민간요법에 의존했지만 며칠에서 열흘 정도 심한 독감을 앓는 정도의 증상을 보이다가 대부분이 회복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리나라 보건 수준이 너무 열악해 유열자들이 치료는 고사하고 약도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그리 심한 증상을 보이지 않고 비교적 가볍게 열병을 넘겼다는 것이 참 이상하다”며 “내가 일하는 기관의 의료일꾼들은 이에 대해 두가지 이유를 언급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소식통은 “첫번째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왁찐(백신)접종으로 악성 비루스(코로나 바이러스)가 초기보다 많이 약화된 상태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는 것”이며 “두번째 이유는 우리 사람들이 장기간 각종 질병과 별의별 생활상 시련을 다 겪으며 따뜻한 온실의 꽃이 아니라 들판에서 억세게 자라는 잔디처럼 전염병에 내성이 생기고 야생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렇다고 사망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많은 주민들이 그렇게 무서운 병이라던 오미크론이 생각했던 것처럼 치명적이지 않고 크게 우려할 감염병은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는 이미 다른 나라에서 크게 유행한 새 오미크론 변이가 우리나라에 닥칠 경우, 주민들이 안이한 생각을 할 수 있어 방역 측면에서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회령시에도 열병을 앓은 사람이 많다”며 “열병 진단을 받아도 병원 치료는 고사하고 해열진통제도 구할 수 없어 집에 격리된 채 민간요법에 의존하며 억지로 견뎠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집중적인 검병검진이 시작된 된 후 20세대(가구)가 좀 넘는 우리 인민반의 거의 모든 세대에서 유열자(오미크론 감염 의심자)가 나왔고 내 주변에도 열병을 겪은 사람이 많다”며 “나와 우리 어머니도 열병으로 7일간 격리되었는데 열이 나고 목이 아프고 몸살이 있긴 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TV에서는 매일 저녁 보도 시간에 오미크론 감염이 심한 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여주면서 오미크론 감염의 위험성을 요란하게 선전했다”며 “하지만 나도 그렇고 연로한 어머니도 고생은 좀 했지만 다행히 열병을 무난히 넘겼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이 김정은의 현명한 영도에 의해 방역 상황이 안정형세에 들어섰다고 선전하지만 그렇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동네 노인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내놓고 ‘하늘이 불쌍한 우리를 도왔다’는 말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언론은 7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인용해 지난 5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신규 발열 환자 수가 총 1천950여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령부 관계자는 "최근에 발생하는 유열자들이 전염병 전파 초기에 비해 비교적 병을 경하게 경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말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매일 발표하는 발열자와 사망자 통계가 실제 발생수를 크게 낮추고 방역 실태를 과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