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통일부가 북한 주민의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 1구를 송환하겠다는 내용의 대북통지문 발송을 시도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1일 지난 7월 23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군남댐에서 발견된 여성 시신 1구가 북한 주민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수사 당국의 조사 결과를 지난 10일 통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효정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해당 사체와 유류품을 오는 17일 판문점에서 북한에 인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대한적십자사 회장 명의의 대북통지문 전달을 시도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아직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인수 의사를 밝히면 판문점을 통해 사체와 유류품인 배지를 북한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효정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북측이 인수 의사를 밝힐 경우 통일부는 판문점을 통해 북한 주민 추정 사체와 유류품을 북측에 인계할 예정입니다.
조사 결과 사인이 무엇으로 밝혀졌는지 묻는 질문에 이효정 부대변인은 사체가 고도로 부패한 상태로 발견돼 경찰 내부 처리 절차에 따라 부검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 사항에 대해 확인한 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수사 당국이 해당 사체를 북한 주민의 것으로 추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발견 당시 상의에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이 담긴 배지를 착용한 점 등으로 미루어 북한 주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시신에 대한 정밀 감식을 통해 한국 국민의 DNA와 일치하는 결과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한국이 과거 북한 주민의 사체 인계 의사를 표시했을 때 북한은 통상 하루에서 6일 정도 후에 답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대북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유가 남북관계 악화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상대 측 주민에 대한 사체 인도는 남북 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온 실무적 조치라고 답했습니다.
이효정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상대 측 주민에 대한 사체 인도와 관련한 사항은 그동안 남북 간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온 사항입니다. 이번에도 그러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실무적 성격의 조치라고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이 북한에 시신을 인도한 것은 2019년 11월 서해에서 발견된 시신 1구가 마지막입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한국 정부가 북한에 인계한 북한 주민의 사체는 총 23구 입니다. 2010년 이후 북한의 무응답으로 인계하지 못해 한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북한 주민의 사체를 처리한 사례는 2017년 2건, 2019년 1건이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의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와 가진 면담에서 북한이 하루에도 미사일을 몇 발씩 쏘는 상황에서도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지원과 협력은 지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권영세 장관은 현재 북한 경제가 ‘고난의 행군’ 시기까진 아니라 할지라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2016년 대북제재 이후 북한 경제가 조금씩 어려워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중국과 협력하는 것도 좋지만 한국은 같은 동포로서 도울 수 있지 않느냐며 한국 정부와의 협력이 불편하다면 한국 종교계와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류영모 목사는 한국 교계도 북한과 만남의 틈바구니를 만들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이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