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북한 등 빈곤국에 약 500 종류 약품∙백신 ‘원가’ 공급
2023.01.17
앵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Pfizer)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등 약 500개의 제품을 북한 등 45개 저소득 국가에 원가 수준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화이자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더 건강한 세계를 위한 협정’(An Accord for a Healthier World) 프로젝트를 확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화이자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더 건강한 세상을 위한 협정’은 북한 등 45개 저소득 국가의 12억 명에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등 의약품과 백신을 영리를 추구하지않는 가격에 제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출범 당시 미국이나 유럽연합에서 제공되는 화이자의 특허 의약품 23개에 한해서만 원가 수준에 공급하기로 한 것을 약 500개 제품으로 대폭 확대한 것입니다.
확대된 의약품에는 화학요법제와 구강암 치료제를 비롯 전염성 및 비전염성 질병 치료제와 백신이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화이자는 앞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백신과 의약품도 추가해 저소득국에 원가 수준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조치로 매년 저소득국에서 발생하는 약 100만 명의 신규 암 환자를 치료하고, 약 150만 명의 박테리아 감염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알버트 볼라(Albert Bourla)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 보건 형평성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 협정을 시작했다”며 “이번 조치가 모든 사람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사는데 필요한 의약품과 백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의 비전을 달성하고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화이자는 이미 아프리카 르완다에 의약품과 의료교육 등을 제공했으며 현재 가나와 세네갈 등 16개국과도 의약품 공급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북한도 협정에 참여할 경우 의약품 부족과 낮은 백신 예방접종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에서는 코로나 여파로 국경을 봉쇄해 의약품과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일반 백신 예방접종률이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고 의약품 구입도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생후 2~6개월 사이 영유아들이 필수로 접종해야 하는 DRP3, 즉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의 북한 접종률은 41%를 기록해, 저소득 국가의 전체 접종률 평균 77%보다 한참 낮았습니다.
앞서 지난해 7월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갱신한 2021년 북한의 항원별 예방접종 현황에서도 B형 간염과 뇌수막염 백신, 수막구균 백신 등의 접종률이 모두 40%로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