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진 전문가 “북 전투기 150대 훈련사진 조작증거 확인”

워싱턴-자민 앤더슨 andersonj@rfa.org
2022.10.14
독일 사진 전문가 “북 전투기 150대 훈련사진 조작증거 확인” 독일 험볼트-엘스비어 연구소(Humboldt-Elsevier Advanced Data & Text Center)의 사진 분석 전문가 토스튼 벡(Thorsten Beck) 박사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전투기 관련 사진이 실제로 비행하는 전투기 수보다 더 많아 보이도록 변조됐다(digitally altered)는 데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토스튼 벡 박사

앵커:  북한이 최근 전투기 150대를 동원해 훈련에 나섰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선전을 목적으로 사진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일 전투기 15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했다고 10일 보도하며 총 17장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독일 험볼트-엘스비어 연구소(Humboldt-Elsevier Advanced Data & Text Center)의 사진 분석 전문가 토스튼 벡(Thorsten Beck) 박사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전투기 관련 사진이 실제로 비행하는 전투기 수보다 더 많아 보이도록 변조됐다(digitally altered)는 데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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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험볼트-엘스비어 연구소(Humboldt-Elsevier Advanced Data & Text Center)의 사진 분석 전문가 토스튼 벡(Thorsten Beck) 박사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전투기 관련 사진이 실제로 비행하는 전투기 수보다 더 많아 보이도록 변조됐다(digitally altered)는 데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토스튼 벡 박사

 

그는 조선중앙통신의 사진들을 직접 조사하고 사진 복제를 인식하는 프로그램으로 분석해 본 결과 공통으로 발견되는 사진 변조 증거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벡 박사는 일부 사진에 나온 전투기들의 유사성이 매우 두드러진다며 각기 다른 거리와 높이에서 비행 중임에도 같은 크기인데다 거리에 따라 전투기의 모양이 흐릿하거나 분명한 차이 없이 동일한 화소라는 것에서부터 의심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벡 박사: 제가 사진에 표시한 부분을 보면 일부 전투기는 동일한 각도에서 동일한 빛을 받은 완전히 같은 전투기처럼 보입니다. 이 사진에서 한 전투기를 복사해 여러번 붙여넣었거나 아니면 다른 사진에서 가져와 붙여놓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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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험볼트-엘스비어 연구소(Humboldt-Elsevier Advanced Data & Text Center)의 사진 분석 전문가 토스튼 벡(Thorsten Beck) 박사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전투기 관련 사진이 실제로 비행하는 전투기 수보다 더 많아 보이도록 변조됐다(digitally altered)는 데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토스튼 벡 박사

 

실제로 그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분석사진을 보면 한 전투기를 복제해 12대로 늘렸고 다른 전투기 2대도 복제해 그 수를 늘린 것이 확인됩니다.

 

벡 박사는 또다른 증거로 과하게 연출된 것 처럼 보이는 사진도 예로 들었습니다. 실제 전투기의 훈련 모습을 촬영했다기 보다 일부러 예술적으로 꾸며 더 극적으로 보이도록 연출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벡 박사는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원본 사진의 크기가 작고 해상도도 낮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파일 안에 메타정보, 즉 사진을 찍을 당시의 촬영 환경을 설명하는 세부적인 정보가 유실됐고, 다각도에서 전투기의 형태를 확인할 더 많은 사진이 없어 단정짓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진을 분석할 때는 상황과 문맥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 사진들은 북한 공군의 전력이 아주 강력하게 보이길 원해서 배포한 선전용 사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항공전문지 애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의 매튜 조우피(Matthew Jouppi) 수석 분석가(senior analyst)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항공 전력을 고려하면 이 사진들이 조작됐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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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험볼트-엘스비어 연구소(Humboldt-Elsevier Advanced Data & Text Center)의 사진 분석 전문가 토스튼 벡(Thorsten Beck) 박사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전투기 관련 사진이 실제로 비행하는 전투기 수보다 더 많아 보이도록 변조됐다(digitally altered)는 데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토스튼 벡 박사

 

항공기 100대가 동원되는 미국의 레드 플래그 훈련과 같은 대규모 군사 훈련을 주최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 뿐이라며, 설령 북한이 주장하는 공군 훈련이 실제였다 하더라도 한미 양국은 증가한 북한의 상공에서의 활동을 감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 공군과 한국 공군은 모두 보잉 E-3 센트리, E-737등을 기반으로 북한 영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보수집 능력과 공중 이동 표적 확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우피 분석가는 이어 권위주의적인 체제에서 군사력은 종종 정권 내에서 내부 통제와 신뢰를 쌓는 데 쓰인다며 이 사진들의 배포 목적으로 주민들을 위한 국내용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안보 소식통도 14일 한국 일간지 조선일보에 북한의 ‘150대 훈련보도에는 과장이 많다구형 미그기와 무장이 없는 훈련기까지 긁어모아 40~50대 정도를 띄웠으며 4대는 연료 부족을 정상 비행을 못했고 추락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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