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난 신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 북인권단체들 만나며 첫 공개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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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제임스 히난(James Heenan) 신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이 부임 후 첫 공개 행보로 북한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일 부임한 제임스 히난(James Heenan) 신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는 17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를 통해 히난 신임 소장이 이날 32개 북한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들과 만나 이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북한 인권상황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모든 시민사회단체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송한나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국제협력디렉터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히난 소장이 한국 정부 부처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면담에 앞서 북한인권 단체들과 가장 먼저 만나 시민사회 단체들과의 협력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피해자가족회의 황인철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약 2년 만에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이 임명돼 기쁘다며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히난 소장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소장님이 오셔서 유엔인권사무소를 통해 제대로 된 기준을 갖고 (북한인권 활동을) 진행해 주기를 바랐는데 오셔서 너무나 기쁩니다.

한국의 인권조사기록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이영환 대표는 특히 북한의 반인도범죄와 관련 책임 추궁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활동해줄 것을 히난 소장에게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 (히난 소장이) 캄보디아 특별재판소 등에도 관여를 했었기 때문에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 범죄다, 반인도 범죄 책임 추궁이 중요하다라는 인식은 분명히 갖고 있는 것으로 저희가 이해를 하고 있고 본인도 그렇게 피력했습니다.

또 유엔 서울인권사무소가 한국의 국내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거나 약화되지 않도록 지킴이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여년 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 OHCHR)에서 근무해온 히난 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서울에 오기 전까지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 내 유엔인권사무소장으로 근무한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제네바 본부 인권조약기구 총괄 담당자, 캄보디아 사무소 소장 등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유엔 합류 전에는 학계에서 노동권에 대해 연구하고 영국과 모국인 호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 2014년 북한 내 인권상황을 감시하고 기록해 책임 규명을 위한 노력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이를 이끄는 소장이 임명되기는 지난 2020년 7월 시나 폴슨 전 소장이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이후 약 2년 2개월 만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WGEID)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지난해 1월 중국 요녕성 선양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 리홍기, 량순녀, 리태인 씨 관련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을 중국 정부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이 지난 5월 부부인 리홍기 씨와 량순녀 씨 그리고 이들의 아들인 리태인 씨를 대리해 실무그룹에 진정서를 제출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홍기 씨 일가족 3명은 지난 2021년 4월 중국 길림성 연길 감옥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가족으로 지난 2013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박 모 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들이 강제로 북송될 경우 죽을 수도 또는 죽는 것보다도 못한 삶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이 안타깝고 비통하다며 애타는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실무그룹은 업무 절차에 따라 일본 정부와 북한 당국에도 관련 사건을 통보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아닌 일본 정부가 포함된 것은 이들이 재일교포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설명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