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남한언론, 한반도 문제 보도 시 미흡한 부분이 많아 - 크리스 넬슨
2006.10.27
최근 북한의 핵 실험 이후 한반도 문제를 놓고 엄청난 분량의 소식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권위있는 정보소식지인 ‘넬슨 리포트’의 편집장인 크리스 토퍼 넬슨씨는 미국이나 한국 언론 대부분이 한반도 보도와 관련해 진실이 크게 가려져 있거나 보도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면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리스토퍼 넬슨(Christopher Nelson) 편집장은 26일 미국주재 남한 대사관의 홍보원(KORUS)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미국의 정책입안자들과 시사평론가들이 한국에 대한 소식을 평소 어떻게 수집하는지 최근 비공식 설문을 통해 알아본 결과 그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약 30여명의 한반도 문제와 핵확산 방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전·현직 국무부 또는 국방부 관리들과 미국 의회, 그리고 정부 기관과 두뇌집단에 있는 전문가들과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5개항의 설문을 실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넬슨씨는 우선 ‘한반도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미국 매체가 유용하고 신뢰성이 있는지’에 관한 설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미국언론들이 주로 미 관리들의 말을 충실히 대변하는 데 그칠뿐 남한 언론과 정부소식통, 또는 남한내 학계인사들과 두뇌집단 전문가들의 정보를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들 미국의 정책입안자들과 시사평론가들은 거의 모두가 미국 언론보다는 자체 분석이나 남한 언론의 보도에 주로 의존하는 편이라는 겁니다.
Nelson: US policy-makers and commentators nearly all rely primarily on their own, or other's interpretations, of Korean media, rather than original work by the US media. That was quite surprising to me.
넬슨씨에 따르면, ‘미국 언론에만 의존할 경우 충분한 정보를 얻게 되는지, 만약 충분치 못할 경우 어떻게 보충하는지’라는 설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한반도 상황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미국언론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들 가운데는 특히 미국언론은 지나치게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치우친 보도를 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Nelson: American coverage of Korea is skewed way too much toward one subject - the North Korean nuclear problem.
또 ‘가장 신뢰할만한 남한 언론’이란 설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남한의 통신사인 ‘연합뉴스’의 보도가 가치있고 정확하며 특히, 남한의 여론과 정부 측 의견을 잘 전달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그러나 조선일보 등 남한의 대부분 언론기관들의 보도는 유용하긴 하지만, 각 언론사의 정치적 색깔에 따라 보도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넬슨씨는 이어 ‘정치, 외교, 핵비확산, 무역 등 다양한 분야의 보도에 있어 언론이 균형있게 보도하느냐’는 설문에 대해 한 전직 미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남한 언론은 주로 ‘화끈한’(hot) 뉴스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미국의 국방부 분석관은 미국 언론들은 가장 최근에 벌어진 북한의 상황에나 신경을 쓸 뿐 평소엔 한반도 문제에 별관심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이 분석관은 미 언론의 한반도 보도는 중국과 일본에 대한 보도와 비교해 볼 때 아주 빈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넬슨씨는 응답자들 대부분이 공히 미국 언론과 남한 언론은 한반도 관련 보도시 개선의 여지가 많이 있지만, 충분한 시간과 노력만 있으면 얼마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Nelson: ...reached a consensus that there is vast room for improvement in the individual performance of both US and Korean news editors and reporters...
한편 크리스토퍼 넬슨씨는 UPI 통신 등 기자 생활을 거쳐 지난 80년대 미국 카터 행정부 시절 하원 외교위원회의 아시아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의회 활동시절 쌓은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지금은 아시아 전문 정보지로 권위를 자랑하는 넬슨 리포트의 편집장으로 있습니다.
워싱턴-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