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에서 조선중앙은행을 비롯한 국가은행의 재정능력이 부실해지면서 '돈 주'들의 고리대금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리대금업은 개인과 개인 사이, 개인과 협동기관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얼마 전 함경북도 청진시를 떠나 한국에 나온 이성옥(가명) 씨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개인에게 꾸어줄 경우) 많이는 안 되고 딱 믿을 만한 사람한테 10만~20만 원 이렇게 꾸어줍니다. 거기에 따라 이자를 받지요. 이자는 20%짜리도 있고, 30%짜리도 있습니다.”
‘돈 주’들은 개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 반드시 그 사람이 소유한 재산을 봐가며 지급할 수 있는 능력 한도에서 빌려주며 원금 상환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 단위로 정한다고 이성옥 씨는 말했습니다.
<b> "(개인에게 꾸어줄 경우) 많이는 안 되고 딱 믿을 만한 사람한테 10만~20만 원 이렇게 꾸어줍니다. 거기에 따라 이자를 받지요. 이자는 20%짜리도 있고, 30%짜리도 있습니다." </b> <br/>
만약 10만 원을 6개월 단위로 돈을 꾸어줄 때는 한 달에 20%씩 계산해 원금 외에 12만 원을 이자로 돌려받는 식입니다. 돈 있는 개인들이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들을 상대로 돈을 빌려주는 경우도 많다고 이 씨는 말했습니다.
이럴 때 ‘돈 주’들은 지급능력을 상실한 생산가동이 되지 않는 공장, 기업들에는 돈을 빌려주지 않으며 대체로 현물 지급능력이 있는 협동농장들을 상대로 한다고 이성옥 씨는 말합니다.
“농장 같은 경우에는 봄철에는 종자랑 비료랑 들어올 때 돈이 모자랍니다. 아무리 농사짓는 관리위원회라도 군량미 뽑고 하면 리에서 돈을 많이 빚지거든요. 그렇게 바쁠 때 도와주는 것처럼 돈을 내놓으면 그만큼 인사 갚음이 있지요.”
협동농장과 하는 거래는 외상 거래도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어 봄철에 돼지를 농장에 사다 주고 대신 가을에 2배~3배가량 높은 가격으로 옥수수를 돌려받는 것도 다 ‘돈 주’들이 농장의 현금 사정을 간파하고 벌이는 ‘고리대 현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빌려준 돈을 갚지 않을 경우, ‘돈 주’들은 채무자에 대해 강제집행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 주’들은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으면 2~3회에 걸쳐 독촉하며 그래도 갚지 않을 때에는 채무자의 집에 있는 텔레비전이나, 녹음기, 자전거 등 가전제품을 압류하기도 하고 힘센 사람들을 내세워 돈을 갚을 때까지 집을 점거하기도 한다고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