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 납치 의혹 북 방송 아나운서의 사진과 성문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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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채명석 seoul@rfa.org

일본정부는 북한관영 라디오 방송인 ‘조선의 소리’ 일본말 담당 남성 아나운서가 88년 돗토리 현에서 실종된 일본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그의 사진과 성문 즉 소리 지문에 관한 분석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한 명의 일본인 납치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에서 실종된 사람이 북한으로 피랍 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는 특정 실종자 문제 조사회에 따르면 88년 어선을 타고 돗토리 현 사카이 항을 출항한 뒤 행방불명된 야쿠라 도미야스(실종 당시 38세) 씨와 닮은 사람이 ‘북한의 소리’ 라디오 방송의 일본어 담당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일본에서 북한의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는 애호가 모임인 ‘평양방송 애청회’ 멤버들이 3월15일 평양 고려 호텔 로비에서 ‘신범(愼範)’으로 부르는 남성 아나운서와 같이 찍은 사진을 조사회에 제보함으로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평양방송 애청회’ 멤버 3명은 이날 신범 씨를 포함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관계자 3명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일본말 통역으로 나온 신범 씨는 일본말을 유창하게 하는 반면 조선말은 약간 서툴렀다고 합니다.

특정실종자 문제 조사회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범 씨는 평양의대를 졸업하고 교사로 일하다가, 1998년부터 조선중앙방송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따라 평양 의대를 졸업한 신범씨가 어떻게 일본말 아나운서를 할 정도로 일본말이 유창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특정 실종자 문제 조사회는 신범 씨의 사진과 20여전의 야쿠라 씨 사진을 전문가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동일인으로 보아도 큰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소리’ 라디오 방송 일본어 담당 아나운서 ‘신범’ 씨가 20여년 전에 행방불명된 일본인 야쿠라 도미야스 씨와 동일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일본정부도 조사회와는 별도로 사진과 성문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전했습니다.

한편 야쿠라 씨 가족들은 돗토리 현 해상본부와 돗토리 현 경찰에 용의자를 특정하지 않은 채 납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아사히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특정 실종자문제조사회는 현재 277명의 일본인 실종자가 북한에 피랍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19명을 북한에 의한 정식 납치 피해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13명에 대한 납치를 인정하고 그중 8명은 사망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일본과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본인 납치 생존자 5명은 2002년 가을 모두 일본으로 귀환했습니다. 그 뒤 북한에서 데려 온 가족들과 함께 각자의 고향에서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하스이케 가오루 씨는 한국 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어 일본 언론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가 현재 살고 있는 가시와자키 씨는 얼마 전에 일어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