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빠찡코 산업은 시장 규모 29조 엔, 취업 인구 44만 명을 자랑하고 있는 거대한 산업입니다. 일본 전국에 널려 있는 점포 수도 1만6천 여 개에 이르고 있는데요.(2005년 레저 백서) 실은 빠찡코 점포의 약 7할을 민단과 조총련계 재일 동포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빠찡코 산업이야말로 재일 동포 사회를 받쳐주고 있는 생활 터전이나 다름없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일본의 관계 법령이 4년 전에 개정돼 사행심을 부치기는 빠찡코 기계의 대부분이 작년 9월말까지 철거됐습니다. 그 여파로 빠찡코 산업이 불황에 빠지게 되고, 재일 동포 사회 특히 조총련 사회가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우선 빠찡코 기계에 대한 규제 강화로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습니다. 도쿄 유락쬬 역 근처의 빠찡코 점 <듀오>의 점원은 "작년보다 손님이 1할 내지 2할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빠찡코 점의 도산 건수도 대폭 늘어났습니다. 작년 한해에 도산한 빠찡코 점은 1천 2백개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재작년보다 37.1 %가 증가한 숫자입니다.
코리아 국제 연구소, 박두진 소장에 따르면 조총련 계 재일 동포가 운영하던 업계 6위의 대형 파친코 체인점 <다이에>가 작년 4월 도산해 재일동포 사회에도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박두진 소장은 일본의 금융기관들이 경영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빠찡코 업계에 대한 융자를 기피하고 있어 빠찡코 산업의 불황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박두진 소장은 또 "불황의 여파로 조총련 중앙본부가 직접 운영하던 직영점이 40개 점포에서 그 절반인 20개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하면서, 빠찡코 불황이 조총련 사회에 또다시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정리회수기구는 작년 6월 627억엔 반환 소송을 제기해 조총련 중앙본부에 대한 건물과 토지를 가압류한 상태인데요. 파친코 불황의 여파로 조총련이 중앙본부 이전 비용을 마련하는데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빠찡코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도 조총련과 북한에 대한 압박 정책의 일환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박두진 소장도 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원산-니가타 항을 운항하던 북한 화물, 여객선 만경봉 92호의 입항이 정지된 후 연간 20억 내지 30억 엔으로 추정되던 조총련의 대북 빠찡코 헌금은 사실상 정지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1일 대북 제재 조치를 다시 반년간 연장하기로 각의 결정했습니다.
조총련 관련 시설에 대한 강제 수색, 지방세 과세 조치 등 조총련에 대한 압박 정책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빠찡코 불황이 옮겨 붙자 지금 조총련 사회에서는 "정작 고통을 받는 쪽은 북한이 아니라 자신들"이라는 불만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