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우상화' 싸고 내부 갈등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0.12.28
jongun_closeup_303 김정은으로의 권력후계 구도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북한 권력기관들의 경쟁과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창건65주년 경축 매스게임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는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은으로의 권력후계 구도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북한 권력기관들의 경쟁과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습니다. 내년 초부터 김정은 우상화를 위한 집중적인 선전공세가 벌어질 것 이라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2월 27일 한국의 한 언론매체는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을 인용해 “최근 중국 내 북한 공관과 무역일꾼들에게 김정은을 청년대장으로 부르지 말라는 문건이 시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소식통들은 지난 11월 10일 그와 같은 지시가 방침으로 내려 왔음을 확인하면서 “후계자 선정과정에서 소외당했던 선전선동부가 내부적인 반란을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과도하고 무리한 김정은 선전으로 하여 주민들 속에서 온갖 유언비어가 횡행하고 있는데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전담당자들에 막말을 쏟아내며 크게 화를 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혜산시의 간부 소식통은 “지난 11월 10일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올린 제의서 ‘김정은 대장동지의 위대성 선전을 일체화할 데 대하여’가 최종적으로 비준 받으면서 ‘청년’ ‘젊으신’ 이란 말을 절대 못쓰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상식에 어긋나고 과도한 김정은 선전이 빚은 엄중한 후과에 대해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보고서를 올렸고 이를 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불같이 화를 냈다면서 그로 인하여 “인민무력부 정치국과 국가보위부 선전부 간부들이 처벌받았다는 소문이 간부들 속에서 돌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갑자기 김정은 선전 방법에 제동을 걸고 나선 배경에 대해서도 김정은 후계자 등극 과정에서 완전히 무시당한 선전선동부가 ‘위대성선전 일체화’라는 구호를 들고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197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선전선동부를 거쳐 후계자 지위를 굳힌데 비해 김정은은 군부와 국가보위부를 중심으로 권력을 다지면서 선전선동부가 느낀 소외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기회를 노리던 선전선동부가 과도한 김정은 선전이 주민들의 큰 반발을 빚고 있는 것을 구실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의서를 올리면서 잃어버린 권력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바람몰이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이런 권력싸움이 선전선동부를 통해 시작된 것은 아니라며 김정은에게 잘 보이기 위한 권력기관들의 암투가 너무도 처절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간부도 “11월 10일 방침에 따라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동지,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 동지, 김정은 당중앙위원회 군사부위원장 동지로만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2월 20일에도 김정은 위대성선전을 대상과 분류에 따라 단계별로 집중적으로 진행할 데 대한 방침이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1월 9일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비준한 ‘김정은 청년대장의 위인적 풍모와 특출한 자질에 대하여’를 새로운 내용들로 보충 완성하여 새해 초부터 일반 당원들과 근로자들에게도 학습시키라는 내용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12월 20일 방침에 따라 내년도 1월부터 6월까지를 김정은 위대성 선전 특별기간으로 정하고 중앙기관과 도, 시, 군급 지도기관들에서 운영하는 간부학습반과 근로자 학습반들에서 김정은 위대성 학습과 토론이 집중적으로 벌어지게 된다고 그는 거론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김정은과 관련된 모든 학습제강들은 반드시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승인을 받거나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작성한 것이어야 한다”며 “승인된 학습제강들은 당중앙위원회 총무부를 거쳐 각 지방당 선전선동부를 통해 배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모든 당 조직들에서 “수령복, 장군복, 대장복 넘친 내나라”라는 구호를 작업장과 직장 건물안팎에 붙이도록 지시가 내려졌다고 덧 붙였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