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강 통치활동엔 지장 없어”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0.08.23
MC: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2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그의 통상적인 통치 활동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김 위원장의 장기적인 건강 전망은 밝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합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2일 한국의 공영방송인 KBS방송에 출연해 현재 김 위원장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인택: (김정일 위원장이) 소위 ‘현지지도’라는 것을 부지런히 하고 있고 통상 작년 수준의 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통치 활동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 장관은 KBS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인 ‘일요진단’에 출연해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통일세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밝히면서 이 대통령의 통일세 제안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인택: 그것(김 위원장 건강 문제)이 당장 북한의 급변사태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이명박) 대통령께서 (8.15) 경축사에 밝히신 통일 방안이나 통일세 문제도 ‘북한의 급변사태가 목전에 와 있다’라는 인식 하에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처럼 한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인한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2008년 여름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김 위원장의 장기적인 건강 전망은 비관적(ominous)이라고 최근 미국 국무부 소속 의사가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케네스 디클레버(Kenneth Dekleva) 의무관은 지난 19일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OREA Institute)에 기고한 글에서 당뇨나 흡연 등 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뇌졸중 환자의 경우에도 발병 후 5년간 생존율이 35-40%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말해 상당한 애연가로 또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 발병 5년 후인 2013년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35%보다 적다는 설명입니다.

디클레버 의무관은 또 빈에서 개최되고 있는 북한 관련 전시회에 전시된 영상물과 사진 등에 나타난 김정일 위원장의 외관과 행동을 분석해 김 위원장이 2년 전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왼쪽 공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반측 무시(hemi-neglect)’ 증상과 자신의 신체 마비를 인지하지 못하는 ‘결함인지 상실증’을 가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의학박사인 디클레버 의무관은 2009년 4월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정면을 응시하지 않고 주로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으며, 회의 진행 중에도 어리둥절한 모습(looked bewildered)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프랑스의 AFP통신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지난 20일 한국의 ‘열린북한방송’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8월초 함경남도 함흥의 서호초대소로 프랑스 의사 2명을 불러 뇌혈관과 중추신경 계통의 정밀 검사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검진은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지 만 2년이 되는 시점에 이뤄진 것으로 이번에 방북한 프랑스 의사들은 2008년 8월에도 김 위원장의 뇌졸중 치료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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