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전문가들 “김정운 후계자설 신뢰할 수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인 정운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 서방의 북한 전문가들은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부인했습니다. 후계자 문제를 둘러싼 수많은 소문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평갑니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0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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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Ken Gause) 대외지도자 연구 국장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인 김정운을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신빙성이 없다며 한마디로 일축했습니다.

미국에서 김정일 지도 체제와 후계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고스 국장은 그동안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수많은 소문이 무성했지만 대부분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진 지난 사례를 볼 때 북한 당국의 정식 발표가 아닌 이번 내용도 신뢰성을 가질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고스 국장은 신뢰성을 가질 수 없는 이유로 김정운의 어린 나이와 전혀 없다시피한 지도자 수업을 들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권력을 물려받을 때는 20여 년 간 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의 측근들을 불러모으며 자신의 세력을 다지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지만 정운은 그렇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25살이라는 어린 나이의 정운이 후계자로 지목됐다 하더라도 김 위원장이 앞으로 20년 간 생존하면서 곁에 있지 않는다면 김정운은 결국 권력투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고스 국장은 전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또 지금까지 북한의 정치 구도에 등장한 적이 없는 김정운이 차기 후계자로 지목됐다면 소문이 아닌 권력 구조에서 확실한 위치(status)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도 없다는 점도 한 예로 지적했습니다. 이런 김정운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것은 김 위원장으로서 대단한 도박(big gamble)을 감행한 것이라는 게 고스 국장의 설명입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의 북한 전문가 뤼디거 프랑크(Rüdiger Frank) 교수도 북한 당국의 어떠한 정식 발표도 없는 김정운 후계자설은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랑크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사회는 지금까지 김일성과 김정일 두 명의 강력한 지도자만 있었을 뿐 세 번째 지도자는 없었다고 지적하고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준비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김일성이라는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통치권을 물려받은 인물인 것처럼 자신의 아들 정운에게 권력을 세습하려면 김 위원장이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더 다져야 하지만 지금은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상의 이유로 그렇지 못해 정운에게 권력을 물려주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 연구원도 북한과 한국 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며 정운의 후계자설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동안 집단지도체제와 3대 세습 등 김정일 이후의 통치 체제에 대한 추측과 소문이 무성했다면서 이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김 위원장의 신임을 얻지 못한 장남 김정남과 유약한 성격의 차남 김정철 대신 막내아들인 김정운이 후계자로 지목된 것은 전통적인 북한 사회에서 정통성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통신사인 ‘연합뉴스’는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인 정운을 후계자로 낙점했다고 지난 15일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정보 당국은 “김정운이 후계자가 됐다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며 사실 파악이 된 것도 없다” 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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