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우상화 강화는 정권 약화에 따른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2007.01.03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도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숭배 작업에 국가예산의 40%를 사용하고 있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가 3일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에 거주하는 한 탈북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 당국이 경제 난 등으로 입지가 약화되면서, 이에 따른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우상화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살펴봅니다.

북한의 우상화 강화 작업과 관련해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의 보도 내용을 자세히 전해주시죠.

신문은 국제적 고립으로 인한 기아와 가난이 지속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영향력에 맞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우상화 작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남한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백서의 내용을 인용해서 현재 북한 국가 예산의 40% 가량이, 김 부자를 신격화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우상화 작업에 쓰이는 예산은, 1990년대는 국가 전체 예산의 19%에 불과했는데, 2004년에는 그 두 배 가량인 38.5%로 늘었으며, 최근에 더 늘어난 40%가 되었다고 합니다. 국방, 복지 등에 관한 예산이 다 줄어드는 속에서, 유일하게 늘어나는 예산이라는 것이죠.

예산은 주로 어디에 쓰이나요?

신문에 따르면, 여러 가지 선전물을 제작하고 관리하는 비용, 연구소 지원비, 아리랑 축전 등 여러 가지 우상화 행사에 예산이 사용됩니다. 서울에 사는 한 탈북자 김진석(가명)씨는 현재 북한에는 김일성, 김정일을 우상화하는 선전물이 10만개 이상이 된다고 전했습니다. 김진석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진석: 북한의 우상화 선전물이 대략 12만-14만 개 정도로 파악이 되고 있는데요, 이것은 세상에 유래가 없는 방대한 규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우상화 선전물은, 평양의 만수대 동상 등은 차치하더라고, 정일백두밀영고향집이라고 있습니다. 백두산 밑 소백수 골 안에. 김정일이 사실은 블라디보스톡에서 태어났지만, 백두산을 자기 고향이라고 주장하면서 고향집을 꾸렸습니다. 이것이 80년대입니다. 백두산 중턱에다 정일봉이라는 세 글자를 썼습니다. 이것이 돌 무게가 한 개에 140톤짜리 인데요, 정, 일, 봉 자를 써서 헬기로 날랐다고 합니다. 이것이 가장 큰 우상화 선전물입니다.

김진석 씨는 이처럼 대규모의 우상화 선전물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재력과 인력이 동원됐으며, 작업을 하다 죽은 사람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또, 14만개나 되는 연구소가 있는데, 이들 연구소에 대한 지원도 우상화 작업 예산에서 쓰이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우상화 작업에 동원되는 주민들이 혹시 국가에 불만을 품지 않을 지 궁금한데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김진석 씨는, 우상화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 특혜가 많이 주어지기 때문에 주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의 말입니다.

김진석: 예를 들어 바위 깎는데 동원됐다고 하면 노동당에 입당을 시켜주거나 훈장, 선물을 주기 때문에 주민들은 우상화 작업에 참여하는 것을 아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우상화선전물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지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참가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크기 때문에 참가하려는 열의가 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경제상화도 악화되는 속에서 우상화 강화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인데요, 어떤 이유라도 있습니까?

네, 이와 관련해 김진석 씨는, 북한 경제가 악화되고 국제사회의 고립이 깊어지면서 북한 주민들이 동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상화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석: 김정일 정권 자체의 기반이 많이 약해지지 않았습니까? 먹는 문제도 그렇고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압박도 가중되고 있는데요, 북한의 선전자체가 정세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우상화 세뇌교육을 강화시킴으로써 주민들로 하여금 잡생각을 못하게 하고 이를 희석시키려고 합니다. 또 후계가 문제도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같은 맥락에서 김정일은 김일성의 후광을 받았고, 차후의 후계자가 김정일의 후광을 받게 만들게 하기 위해서는 우상화 작업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죠.

김 씨는 또한, 김정일이 우상화 선전물을 관리하는 비용으로 국가 예산에서 큰 몫을 떼야 하기 때문에, 개혁, 개방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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