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 담판 위해 트럼프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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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지난 2018~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시 대통령에 보낸 친서에서 환심을 사 핵담판을 짓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극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전·현직 주미 특파원 모임인 한미클럽은 9월 발행한 외교안보 전문계간지 '한미저널 10호'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와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201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교환한 27통 친서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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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현직 주미 특파원 모임인 한미클럽은 9월 발행한 외교안보 전문계간지 '한미저널 10호'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와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201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교환한 27통 친서 전문을 공개했다. /한미클럽 (Kyung Ha Rhee)

이 중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총 비서에게 보낸 친서는 16통, 김정은 총비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는 11통입니다.

김 총비서는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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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그래픽- 김태이

김 총비서는 각 친서에서 '대통령 각하'라는 말을 매번 빼놓지 않고 담았고, 트럼프 대통령을 '탁월한 정치 감각을 타고났다', '강력하고 걸출한 미합중국 대통령', '강력한 힘을 가진 정치인', '훌륭한 리더십, 결단력을 갖춘 정치 지도자'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믿음이 있다', '존경한다', '함께해서 영광이다'라는 표현도 덧붙였습니다.

이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김 총비서를 치켜세우기보다는 자신과 김 총비서의 특별한 관계를 강조하거나, 함께 업적을 만들고 있다는 표현을 많이 썼습니다.

우드로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수미테리 국장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친서에는 김 총비서가 어떻게 트럼프 대통령을 조종하려고 했는지 잘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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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그래픽-김태이

수미테리 국장: 김 총비서는 아마도 자신이 북한의 관영매체에서 칭송받는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함으로써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합의를 얻기에는 충분치 않았습니다. (Kim could get what he wanted if he praising President Trump in the kind of ways that he like to be praised by his own state media. I think he was trying to praised Trump because he thought President Trump will like that. But that wasn't enough to reach a deal.

양국관계가 위기에 빠지던 순간 양 정상이 서로에 불만을 밝히고 경고하는 부분도 친서에 있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보낸 2019년 8월 5일 서한에서는 한미연합훈련 재개로 인한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는 부분이 포함됐습니다.

김 총비서는 "저는 분명히 기분이 상했고, 이를 각하에게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라며 "각하께서 우리의 관계를 오직 당신에게만 득이 되는 디딤돌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저를 주기만 하고 아무런 반대급부도 받지 못하는 바보처럼 보이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친서에서 김 총비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당신', '당신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싱가포르 회담 취소를 밝히면서 트위터를 통해 밝힌 2018년 5월 24일 공개서한에서 "위원장님께서는 본인의 핵 능력을 거론하셨지만, 우리의 핵 역량은 결코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나님께 기도할 정도로 정말 거대하고 강력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김 총비서는 2018년 9월 21일 친서에서 당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끼어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