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채명석 xallsl@rfa.org
일제 당시 일본군에 징용됐다가 숨진 한국인 유골 101위가 광복 63년만에 고국으로 봉환됐습니다.
도쿄 메구로에 있는 유텐지라는 절에는 일제 당시 일본군이나 군속으로 끌려갔다가 일본, 동남아시아, 중국 등지에서 숨진 한반도 출신자들의 유골 1,135위가 보관돼 있습니다.
어제 도쿄의 유텐지에서는 한국인 유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골 101위의 한국 봉환에 앞서 조촐한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일본의 기시 후생노동 부대신은 이 추도식에서 “망향의 꿈을 그리다 죽어 간 징용자들을 생각하면 그저 애도의 뜻을 금할 수 없다”고 참석한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또 한국 진상구명위원회 박송규 사무국장은 “한국 유족들이 직접 가족들의 유골을 모시고 귀국할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22일 추도식을 마친 한국인 징용자 유골 101위는 광복 63년만인 오늘 한국으로 봉환되어 천안의 망향의 동산에 안치됐습니다.
그러나 현재도 도쿄 메구로의 유텐지에는 천명을 넘는 한국인 징용자 유골이 보관되어 있어서, 유골들의 반환을 서둘러야한다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또 일제에 징용된 군인, 군속 보다는 민간기업에 징용된 한국인 유골 보관 작업이 허술하다는 지적과 함께, 민간인 징용자 유골 반환도 서둘러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도쿄 유텐지에 보관되어 있는 유골 1,135위 중 704위는 남한 출신이고, 431위는 북한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남한 출신 유골은 국교가 있는 한국에는 순차적으로 반환되겠지만, 국교가 없는 북한 출신 유골을 어떻게 고향으로 봉환해야 하는 가도 골치 거리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조선인 강제연행 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일본인 희생자와 같은 수준의 장례비 2백만 원 정도를 지급하는 선에서 북한을 설득하여 유텐지 유골을 적극적으로 북한에 반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