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남도 장연군과 연안군을 비롯한 해안가 일대에 남측 민간단체들이 보내온 삐라가 대량 살포돼, 북한 당국이 군과 보안기관을 동원해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소식은 북한 내부와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는 중국 내 소식통이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해온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삐라를 직접 접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군인들을 동원해 이 같은 수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닷가 쪽으로 많이 떨어진다고 하네요. 장연이든가, 용연. 삐라 때문에 완전히 난리가 났대요. 거기는 군대들도 아침에 기상해서는 새벽에 아침운동으로 그걸 줍는다고 하네요. 식량 단속을 하는 사람들도 식량 단속보다는 삐라에 더 눈을 밝히고..."
남쪽 단체들이 날려 보낸 삐라들이 대량으로 떨어진 곳은 주로 북한군 4 군단이 주둔한 장연군와 연안군 지역입니다.
현재 이 지역의 협동농장 밭, 야산에는 비닐(플라스틱)봉지로 된 삐라들이 여기 저기 펄럭거리고 있어 어린 아이들도 손쉽게 주울 수 있을 만큼 삐라가 쉽게 눈에 띄는 상황입니다.
북한 군부는 산하 군부대들에 삐라를 줍도록 명령했으며 황해남도 안전보위부도 이 삐라와의 전쟁을 시작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가을철 식량 단속을 위해 지난 9월에 조직된 보안서(경찰) 산하 규찰대도 식량 단속보다는 오히려 삐라 단속에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규찰대들도 길가는 행인들의 짐 속에서 삐라가 나오는가를 검열하고 삐라가 살포된 지역을 통과할 때 지켜야 할 주의사항까지 주고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특히 북한 당국이 남측에서 온 삐라를 처리하는 방식이 과거와는 조금 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과거 북한은 삐라를 발견하는 즉시 보위부와 보안서에 바치도록 주민들에게 조치 취해왔으나, 지금은 주민들에게 삐라를 직접 줍지 말고 보위부나 보안서 등에 떨어진 장소를 신고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담당지역 보위원들은 정보원들의 수를 배로 늘려 주민들 속에 침투시켜 삐라와 관련된 주민동향과 단서를 잡고 있으며 삐라를 보관하거나 삐라를 읽어 본 주민들에 대한 형벌도 한층 가혹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터에서 삐라를 본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했던 한 농민은 보위부에 끌려가 취조를 받고 8년 노동 교화형에 처해졌다고 그곳 현지인들이 밝혔습니다.
삐라 수거에 동원된 군인들과 주민들도 줍는 과정에 볼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처리 문제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삐라 문제가 부각되고 남북관계가 냉각되는 동시에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이 한미군사연습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전쟁 발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은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