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스타일의 가죽코트 착용자 단속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1.11.22
북, 김정은 스타일의 가죽코트 착용자 단속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용원 당비서와 같은 가죽 롱코트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앵커: 요즘 북한당국이 가죽 코트를 착용한 주민들을 단속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부 도시 주민들속에서 가죽 코트가 유행하자 사법당국이 단속에 나섰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평성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21일 “요즘 평성에서는 젊은 남성들 속에서 가죽코트가 유행하고 있다”면서 “가죽 코트의 유행은 2019년 최고존엄이 가죽코트를 입고 텔레비죤방송에 나오면서 부터 시작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올해 1월 당제8차대회 열병식에서 최고존엄을 비롯해 큰 간부들인 김여정 당제1부부장, 조용원 당비서, 현송월 당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입고 서있는 모습이 텔레비죤으로 방영되며 가죽코트는 남성들뿐 아니라 힘 있는 여성들의 상징이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가죽코트가 권력의 상징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자 개인 의류 장사꾼들이 지난 9월부터 해상무역을 하는 무역회사 간부들에 합성 가죽 원단의 수입을 의뢰했다”면서 “합성가죽 원단을 확보한 업자들은 최고존엄과 큰 간부들이 입었던 가죽코트를 그대로 본을 따 제작한 후 장마당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며칠 전부터 평성역전과 광장 주변에서 안전원들이 갑자기 가죽코트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가죽코트를 회수하고 있다”면서 “이에 젊은 남성들은 ‘내 돈 주고 장마당에서 사서 입었는데, 왜 빼앗느냐’며 안전원들에게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의 반발에 안전원들은 최고존엄의 가죽코트를 그대로 본을 따 입고 다니는 건 최고존엄 권위에 올라타려는 불순한 동향”이라면서 “가죽코트 착용자를 통제하라는 당의 지시속하는 것인 만큼 가죽코트를 입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2000년대부터 지방도시에서도 한국영화가 퍼지기 시작하며 한국영화 배우 장동건이 입은 가죽 잠바가 지금까지도 유행하고 있다”면서 “가죽잠바 수요가 늘어나면서 장마당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완제품 가죽 잠바와 개인 장사꾼이 제작한 국내 제작 가죽 잠바가 꾸준히 판매되어 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올해부터 유행이 가죽 잠바로부터 텔레비죤에서 최고존엄이 입고 나왔던 가죽코트로 바뀌고 있다”면서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죽코트는 개인의류업자들이 최고존엄이 입었던 가죽코트 모양을 그대로 본을 따 제작한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개인이 제작하는 가죽코트 원단은 개인돈주들이 일부 재개된 해상밀무역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 무역회사들에 별도 주문해 수입하고, 의류를 제작하는 개인업자에게 넘겨 완제품으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중국 세관의 서류를 보면 북한이 중국에서 다양한 원단을 수입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달 초만해도 북한 은하지도국 산하 무역회사가 중국에서 각종 원단을 수입하였는데, 그 속에는 합성 가죽 원단 수십 미터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개인이 제작한 가죽 코트가 주민들 속에서 유행하기 시작하자 사법당국은 최고존엄이 입었던 가죽코트를 모양 그대로 제조해 시장에 유통하는 의류제조업자들을 단속하는 한편, 길거리에서도 가죽코트 착용자를 단속하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가죽 코트에 무슨 불순 사상이 들어있냐며 당국의 단속에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소식통은 기성 가죽으로 만든 가죽코트 가격은 남성용은 내화 17만원, 여성용은 13~15만원 정도이고, 합성가죽으로 개인이 가공한 가죽코트는 남성용 8만, 여성용 5만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