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영상통화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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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네트워크에서 초고화질(QHD)로 영상통화 하는 모습.
5G 네트워크에서 초고화질(QHD)로 영상통화 하는 모습.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영상통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손전화로 영상통화를 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영상통화를 하면 상대방 목소리 뿐만 아니라 얼굴까지 보면서 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점이 많습니다.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과 통화할 때 음성통화 보다 훨씬 더 반가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목소리만 들을 때는 안타까움과 애틋함이 강하지만, 얼굴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으면 안심이 되겠죠. 때로는 열 마디 말보다 얼굴 표정 하나가 더 많은 의미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얼마전 한국에서는 12살짜리 북한 어린이가 한국에 있는 부모와 영상통화를 하는 장면이 텔레비젼에 소개돼서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습니다. 사정이 있어서 아들을 북한에 남기고 떠난 엄마 아빠는 6년만에 아들의 얼굴을 본 겁니다. 우는 엄마에게 아들은 ‘엄마 울지마’, 이런 어른스런 말을 해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 어린이는 한국의 탈북자 지원단체와 언론사의 도움으로 탈북해서 한국에 있는 부모와 다시 만났습니다.

영상통화는 상대방을 확실히 확인하는 데도 편리합니다. 혹시라도 누군가 남의 목소리를 흉내내서 상대방을 속이려 해도, 영상통화로 직접 얼굴을 보면 속일 수가 없겠죠.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중국 브로커를 통해 북한 가족들과 통화할 때도 영상통화를 하면 확실합니다. 음성통화를 하면서 상대방이 진짜 내 가족인지 좀 의심스러울 때가 있었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하지만 영상통화를 하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경지역에서 중국 손전화 사용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는데요, 지능형 손전화로 영상통화를 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북한 당국의 손전화 위치 추적장치들이 주로 3세대 손전화와 음성통화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4세대 LTE 방식의 지능형 손전화나 영상통화는 추적이 어렵다는 겁니다. 영상신호는 음성신호 보다 강해서 오히려 추적이 쉬울 수 있지만 여기에 맞는 고성능 장비가 없으면 추적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게 벌써 2년전에 나온 보도라 그동안 북한 당국이 고성능 장비를 얼마나 더 들여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중국 손전화나 한국 손전화나 요즘 영상통화는 지능형 손전화에 내려받은 대화앱으로 많이 합니다. 한국에서는 카톡, 중국에서는 위챗을 많이 쓰는데, 탈북자들이 북한 가족들과 영상통화할 때는 둘 다 쓰고 있습니다. 유료 손전화 통신망이나 와이파이에 연결해서 카톡이나 위챗을 쓰면 영상통화 비용을 따로 더 낼 필요가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장사꾼들 사이에서 영상통화가 많이 퍼져 있다고 들었습니다. 통화요금이 굉장히 비싸기는 하지만 앉아서 장사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다른 비용들을 따져 보면 영상통화를 이용하는 게 오히려 장사비용이 덜 듭니다. 예전에는 물건을 직접 가져가서 거래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흥정을 했지만, 요즘에는 지능형 손전화로 영상통화를 하면서 거래할 물건도 보여줍니다. 물건을 직접 가져가서 보여주려면 교통비와 숙박비가 들고 멀리 있는 곳까지 가려면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영상통화를 활용하면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거죠.

고려링크가 처음 도입됐을 때는 장사꾼들이 물건 사진을 찍어 전송할 수 있어서 달리기 장사꾼들에게 큰 도움이 됐는데, 2010년대 초에 북한 당국이 사진 전송을 막아서 답답했을 겁니다. 지능형 손전화가 도입되면서 북한 당국이 사진 전송을 다시 허용했지만 굉장히 불편하고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죠.

그런 점에서 영상통화는 앉아서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고려링크 서비스 초창기에도 영상통화 서비스는 있었지만, 너무 비싸서 사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지능형 손전화가 나오기 전이라 화면도 작아서 불편했습니다.

북한에서 영상통화 요금은 여전히 비쌉니다. 지난해 말 언론보도를 보니까 1분에 전화돈 70~80원 정도 한다고 하던데요, 일반 주민들에게는 부담이 너무 큽니다. 통화요금이 음성통화의 3~4배나 하니까요. 영상통화 5분 하고 나면 쌀 5~6kg을 살 수 있는 돈을 써버리는 셈입니다. 통신 서비스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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