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2) 북한 손전화 보급률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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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의 한 식당 요리사가 자신의 손전화를 체크하고 있다.
개성의 한 식당 요리사가 자신의 손전화를 체크하고 있다.
/AP Phot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부터 북한의 모바일 새 세상의 단면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북한의 손전화 보급률입니다.

손전화 보급률은 그 나라 전체 인구의 몇 퍼센트가 손전화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경제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보급률이 높겠죠. 국제전기통신연합, ITU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은 인구 100명 당 123명, 일본은 139명, 한국은 129명이 손전화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세 나라 모두 전체 인구수보다 손전화 가입자 수가 더 많은 거죠. 한 사람이 손전화를 여러 대 갖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 여유가 되거나 다른 이유 때문에 손전화를 여러 대 갖고 있을 수도 있고, 개인 손전화에 더해서 업무용 손전화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손전화가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이런 나라들은 전세계적으로 상당히 많습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 한국의 손전화 가입자 수는 5천6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럼 북한의 사정은 어떨까요? 북한의 손전화 보급률은 국제기준으로 볼 때 최저수준입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의 자료는  2017년까지만 나와 있는데요, 북한의 손전화 가입자 수는 인구 100명당 15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에리트리아, 태평양의 섬나라 마이크로네시아가 20명 수준이고, 아프리카의 몇몇 저개발국들이 30~40명 대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은 2017년 북한의 전체 손전화 가입자 수를 380만 명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 숫자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는 사실 매우 어렵습니다. 북한 당국이 통계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기억하시겠지만, 2008년말 북한 체신성과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의 합작회사가 고려링크라는 이름으로 북한에서 손전화 통신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 때만해도 당간부나 일부 힘있는 특권층에만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심지어 손전화 서비스가 시작됐다는 걸 잘 모르는 주민들도 꽤 있었습니다.

사실 북한의 손전화 통신 서비스는 2000년대 초에도 제공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태국의 록슬리 퍼시픽이 평양과 라진-선봉 경제특구에서 돈벌이를 위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손전화가 군과 당 고위 간부들의 전유물이었지만, 록슬리 퍼시픽과 북한 체신성의 합작회사가 북한의 주요 고속도로와 도시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입자 수가 꽤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주민들이 쉽게 이용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가입자 수가 2003년 말 약 2만 명에 그쳤습니다.

그러다 2004년 4월 평안북도 용천역에서 대폭발사건이 터지면서 북한 전역에서 손전화 사용이 금지되고 단말기도 당국이 강제로 거둬들였죠. 폭탄 테러에 손전화가 사용됐다는 설이 돌면서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겁니다. 청취자 여러분들 중에도 그 때 손전화를 빼앗긴 분들이 계시겠네요.

북한의 손전화 서비스는 이런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고려링크라는 이름으로 급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서비스가 재개된 2008년말에는 가입자 수가 2천 명을 밑돌았지만, 7년 뒤인 2015년 말에는 3백만 명에 달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고려링크 합작사인 오라스콤이 가입자 수를 공개했는데, 그 뒤로는 어찌된 일인지 발표를 안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 정보기관의 추산치가 언론보도를 통해 가끔씩 나오고 있는데요, 2013년부터 북한 체신성이 독점 공급하고 있는 강성네트 가입자까지 합하면 현재 4~5백만 명 정도 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세계 기준으로 볼 때 이 수치는 굉장히 낮은 수준이지만, 정보통제와 검열이 심한 북한에서 전체 인구의4분의 1 정도가 손전화 서비스에 가입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놀라운 일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북한의 손전화 가입자 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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