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 손전화 가입자 수 논란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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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성이 평양의 한 스케이트장에서 전화를 하고 있다.
북한 여성이 평양의 한 스케이트장에서 전화를 하고 있다.
/AP Phot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북한 손전화 가입자 수 논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본대로 북한의 손전화 가입자 수는 2008년말 2천 명도 안됐지만, 7년 만에 3백만 명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지금은 고려링크와 강성네트 가입자까지 모두 합해서 4~5백만 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북한 인구가 2천5백만 명 정도이니까,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손전화 서비스에 가입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게 맞다면 북한의 현실을 감안할 때 사실 엄청난 숫자입니다.

우선 북한 군인들은 손전화 가입자에서 제외됩니다. 보안상의 이유 때문에 기본적으로 손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죠. 한국도 최근까지 사정이 마찬가지였는데, 올 4월부터 군인들도 손전화 사용이 모두 허용됐습니다. 하루 일과가 끝난 뒤 저녁시간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북한 군인들은 여전히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 북한 군병력이 적어도 1백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니까 전체 인구 2천5백만 명에서 손전화 서비스에 가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군인들은 빼야겠죠. 물론 손전화를 몰래 숨겨 놓고 사용하거나 부대 근처 아는 사람한테 맡겨 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군인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본인 이름으로 가입하지는 않겠죠.

10세 미만의 어린이도 전체 인구에서 빼야 현실적으로 맞을 겁니다. 손전화를 쥐어줘도 사용하지 못할테니까요.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아이들의 성화 때문에, 혹은 긴급상황에 대비해서 어린 아이들에게도 손전화를 사주는 부모들이 있기는 하지만, 북한에서는 현실적으로 드문 경우에 해당하겠죠. 10세 미만의 북한 어린이는 3백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군인과 어린이들을 합해 4백만 명을 전체 인구에서 제외하면, 북한주민 10명 당 2명 정도가 손전화 서비스에 가입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평균치가 그렇다는 얘기이고, 힘있고 잘사는 사람들이 많은 평양은 이보다 가입자 수가 훨씬 더 많겠죠. 평양에서는 5명당 1명이 손전화에 가입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증언을 들어보거나, 사진에 찍힌 평양주민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도 손전화가 널리 보급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이건 평양에 국한된 얘기이고, 북한 전역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손전화 서비스에 가입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가입자 수는 4~5백만 명이 될지 모르지만 실제 이용자 수는 그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휴대전화를 두세 대 갖고 다니는 장사꾼들이 많지 않습니까? 규정대로라면 한 사람이 손전화 한 대만 가입할 수 있지만, 남의 이름으로 등록된 대포폰, 북한에서 ‘두 대 치기’라고 부르는데요, 이 걸 많이 갖고 있는 거죠. 이름만 빌려준 사람은 실제 사용하지 않는 거구요. ‘두 대 치기’는 선진국들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뭔가 남에게 떳떳하게 알릴 수 없는 사정이 있는 사람이 ‘두 대 치기’를 합니다.

물론 북한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겠지만, 복잡한 요금 체계 때문에 손전화를 두 세 대 갖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분기당 기본요금 3,000원만 내면 매달 200분을 받지만, 장사꾼들은 금방 다 써버리죠. 추가 통화시간은 기본요금의 10~20배나 되기 때문에, 차라리 손전화를 여러 대 갖고 있으면서 기본요금만 내고 200분의 통화시간을 여러 번 받는 게 더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물론 전화기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값싼 전화기를 사면 되겠죠.

개인 손전화에 더해서, 기관에서 지급받은 공무용 손전화까지 갖고 다니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실제 이용자 수보다 가입자 수가 더 많아 보이게 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북한 무역회사들도 자체적으로 손전화를 사서 출장 직원들에게 공무용으로 지급하고 있다.

북한 고위 관리들이 외국 정보기관들의 도감청을 우려해서 휴대전화 사용을 거의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잠자고 있는 손전화 번호가 꽤 있다는 거죠.

이런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북한에서 손전화 사용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이런 추세가 얼마나 오래갈지가 관건이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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