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일본인 다룬 영화, 미국 영화제서 수상

북한에 납치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일대기를 다룬 단편 기록영화가 지난 주 미국 유타주에서 열린 슬램댄스(Slamdance Film Festival) 영화제에서 최우수 기록영화 관객상(Audience Sparky Award for Best Documentary Feature)을 받았습니다. 영화 ‘납치: 요코다 메구미 이야기’의 크리스 쉐리던(Chris Sheridan) 감독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의도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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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인 요코타 메구미의 사진을 들고 있는 요코다 타쿠야 씨 - RFA PHOTO/이수경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거의 30년이라는 시간을 매달린 부모의 눈을 통해 납북 일본인 문제를 들여다보는 ‘납치: 요코다 메구미 이야기’는 지난주 금요일에 막을 내린 미국 슬램댄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기록영화 관객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1977년, 당시 13세살이었던 일본 소녀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던 중 북한 스파이에 의해 납치됐습니다. 그 후 20년 동안, 소녀의 부모들은 소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 났는 지, 소녀가 살아있는 지조차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모든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영화는 크리스 쉐리던 감독과 그의 아내 패티 김(Patty Kim) 감독에 의해 공동 제작된 것입니다. 쉐리던 감독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영화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감동을 받고 뭔가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 기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습니다.

Sheridan: We had hoped all along that we would move audience and make them feel something. This was just a proof of that. It really proved that we did our job...

쉐리던 감독에 따르면, 슬램댄스 영화제에는 모두 500여 편의 기록영화가 출품됐고, 이 중 9개만이 선택 돼 영화제 기간에 상영됐습니다. 9개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된 ‘납치: 요코다 메구미 이야기’는 영화제에 참석한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한 후 점수를 매겨 선정하는 “최우수 기록영화 관객상‘을 받은 것입니다.

쉐리던 감독은 실제, 영화제에서 영화를 첫 상영하고 난 뒤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영화제에는 특히 일본 기자단들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는데, 일본 기자들이 나중에 자신에게 와서, “관객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나쁜 평가는 하나도 듣지 못했다. 모두들 굉장히 감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Sheridan: ...the journalists came up to use afterwards and said, they didn't hear one bad comment, everybody was really moved.

또 어떤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다, 나는 웬만해서는 감동을 안 하는데, 이 영화는 날 많이 감동시켰다”고 말했다고 쉐리던 감독은 말했습니다.

영화의 제작보(Associate Producer)를 맡았던 유코 가와베(Yuko Kawabe) 씨도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영화제에서 만나본 일본 관객들은, 이번 영화는 그동안 일본 방송에서 보여준 단순 사건조사 성 이야기와 달리, 좀 더 인간적인 관점에서 요코다 납치사건을 다룬 작품이었다며 감동적이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Kawabe: ... it was kind of different from other TV shows in Japan, they told me. We made it more a human story rather than an investigative piece.

한편, 지난 1995년부터 매년 미국 유타주에서 열리는 슬램댄스 영화제는 독립영화 제작소에서 만들어진 단편영화나 기록영화를 위한 영화제입니다.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