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홍수∙전염병 ‘삼중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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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북한에 폭우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으로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한국 기상청은 3일, 오는 5일까지 북한 황해도와 평안남도, 그리고 함경남도 지역에 100에서 300밀리미터, 많은 곳은 500밀리미터의 폭우가 쏟아지겠다고 예보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관영매체는 오는 5일까지 중부이남 지역에 폭우 '중급경보', 그리고 평안북도와 자강도의 일부 지역에 '주의경보'를 각각 발령한다고 전했습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주일 씨는, 해마다 홍수, 즉 큰물 피해를 입고 있는 북한이지만 제대로 된 예방이나 복구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김주일 씨: 일단 북한은 산림이 안돼 있다 보니까 비가 오면 바로 피해로 이어집니다. 건물들도 너무 노후화 돼 있구요. 중장비도 없구요. 그리고 (복구에) 순 인력을 동원해서 해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까 많이 동원하기가 어렵고.. 북한에서 장마가 진다고 하면 속수무책과 같습니다.

지난해 9월 초에는 태풍 '링링'으로 인한 폭우로 홍수가 나는 바람에 북한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사상자와 함께 도로 및 건물 유실, 그리고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홍수와 함께 찾아오는 수인성 전염병 등도 열악한 의료체계를 갖고 있는 북한의 주민들에게 큰 위협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홍수는 장티푸스와 콜레라, 렙토스피라증 및 A 형 간염과 같은 수인성 질병은 물론 말라리아와 같은 매개성 질환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매체는 3일 "장마철조건에 맞게 강하천과 수원지들의 수질검사를 책임적으로 하라"면서 "악성비루스가 유입될 수 있는 바늘구멍만한 공간도 모조리 찾아내 철저히 차단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피해상황은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북한에는 각종 전염병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이달 10일부터 23일까지의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상황을 정리한 최신 보고서에서 새 확진 사례가 나오거나 발병이 진행 중인 국가 25개국에 북한을 포함시켰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4일 한국 민간단체인 남북경제협력연구소(IKECRC)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관련 진단 및 통제를 지원하기 위한 장비의 대북반입에 대한 제재면제를 승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또, 중국과 인도, 아프카니스탄 등과 함께 북한에서도 사람에게 전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조류독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의 7월달 조류독감 보고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가 계속되는 한 국제사회의 도움의 손길이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들게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홍수 및 각종 전염병으로 인한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