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진시, 김부자 동상 검댕 이유 착화탄 단속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1.09.17
북 청진시, 김부자 동상 검댕 이유 착화탄 단속 사진은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에 있는 포항광장. 왼쪽에 포항 광장이 보이고 오른쪽에 검은 부분이 보이는데 청진제강소 구내에서 연재를 쌓아두고 착화탄을 찍는 현장이 보인다.
Photo courtesy of Google Earth

앵커: 요즘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착화탄을 찍어 파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부자 동상이 있는 포항 중심부 지역의 미화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7일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과 신암구역에서 착화탄을 찍어 파는 행위에 대해 현장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얼마전 구역과 동사무소로부터 청진시 중심부에 새로 꾸리고 있는 포항광장 주변 도시미화에 지장을 주는 착화탄 장사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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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에 김일성 부자 동상(붉은 원)이 보인다. - Photo courtesy of Google Earth

소식통은 “그 이유는 포항광장에 있는 김부자의 동상과 최근 외벽을 새로 장식한 도혁명사적관에 검은 먼지가 많이 날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착화탄은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제강소의 굴뚝에서 연기에 섞여나오는 재에 약간의 톱밥과 진흙을 섞어 찍어내는 구멍탄(연탄) 비슷한 것으로 숯 대신 사용됩니다.

이 소식통은 “청진제강소가 생산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 공장 구내 바닥에 오랫동안 쌓인 연재가 많아 착화탄을 찍어 파는 사람들이 제강소 주변에 많이 몰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착화탄 생산과 판매는 땅속의 연재를 파내 운반하고 진흙을 섞어 착화탄을 찍고 말리기까지 일이 고돼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주로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현장에 가설건물을 짓거나 비닐 박막으로 집을 짓고 숙식하면서 밤낮으로 연재를 채굴하고 착화탄을 찍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제강소가 청진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착화탄을 찍어 파는 현장이 김부자의 동상과 도혁명사적관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면서 착화탄의 주원료인 연재가 검은색이고 먼지가 많이 날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착화탄 장사로 겨우겨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은 없이 동상 주변 미화를 이유로 무조건 장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반인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며칠 전에는 단속을 나온 ‘노동자 규찰대’와 현지 주민들 간에 격한 말다툼까지 있었다”면서 “당국이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굶어 죽지 않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자 최후의 생존 수단인 착화탄 장사를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회령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착화탄을 사용하고 있다”며 “착화탄은 제철소와 제강소가 있는 청진에서 많이 나오는데 전문으로 착화탄을 각 지역으로 운반해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착화탄이 더운 여름철에 집 밖에서 간단히 불을 피워 음식을 해먹는데 아주 유용하다“면서 “가정뿐 아니라 장마당이나 길거리에서 음식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다 착화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착화탄 장사를 단속하면 앞으로 어떻게 밥을 해 먹을지 걱정”이라며 “인민들의 어려운 생활은 안중에도 없는 당국이 착화탄 장사가 국가에 손을 내밀지 않고 오랫동안 버려진 연재를 탄으로 빚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휼륭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박정우,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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