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방역위반 행위에 턱없이 높은 벌금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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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코로나 방역위반 행위에 턱없이 높은 벌금 ‘비상방역법의 요구를 엄격히 준수할데 대하여’라는 학습자료의 표지 사진.
RFA PHOTO

앵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명분으로 지난 해 여름 비상방역법을 제정하면서 방역 위반행위에 대한 벌금을 턱없이 높게 책정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기업소 간부 소식통은 27일 “최근 ‘비상방역법의 요구를 엄격히 준수할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학습회에서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과 벌금 액수가 구체적으로 공개됐다”며 “너무나 비싼 벌금에 모두가 경악했다”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학습회는 당의 사상과 정책을 주입시키기 위한 것으로 매월 1주와 3주에 각각 2시간씩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각 기관, 기업소, 단체별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학습회는 보통 간부와 일반 군중을 구분해 다른 제목으로 진행되는데 이번에는 똑같은 제목, 똑같은 내용이었다”며 “핵심 내용은 비상방역법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와 함께 법에 규제된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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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방역법의 요구를 엄격히 준수할데 대하여’라는 학습자료의 15페이지 내용. - RFA PHOTO

소식통은 이어 “학습회는 비상방역법이 여러 차례 수정과 보충을 거쳐 5개 장, 75개 세부 조항으로 완성된데 대해 언급했다”며 “계속하여 환자로 의심되면 위생방역기관에 신속히 통보하며, 전염병으로 사망한 사람의 시체(시신)를 정해진 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등의 방역기간 지켜야 할 20가지 의무 사항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학습회에서 각급 방역기관들과 법기관들의 역할을 높여 위반행위를 제 때에 파악하고 엄격한 행정적, 법적 제재를 가할데 대한 내용도 강조됐다”며 “비상방역법 제5장 63조부터 75조까지는 모두 방역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과 벌금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벌금액이 충격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각종 법 위반행위에 대한 벌금이 월급과 국정 가격 등을 기준으로 비교적 낮게 정해졌었는데 이번에는 시장가격을 반영해 매우 높게 매겨졌다는 겁니다.

처벌과 관련해서는 학습자료 15페이지 66조와 67조, 68조에 노동교양처벌, 무보수노동, 철직처벌, 구금처벌 등이 언급돼 있습니다. 

소식통은 “학습회 마감에 비상방역사업이 수령 보위와 직결되어있는 최중대사로 이 사업에서 사소한 드팀이나 양보가 있을 수 없다는 것과 모든 주민들이 ‘사탕가루(설탕)와 맛내기(미원)가 없어도 견딜 수 있다는 각오, 아무리 어려워도 조국해방전쟁시기와 전후 복구건설시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특별히 강조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차의 수정 보충을 거쳐 현재의 법이 제정됐다면서 이제 와서 특별히 벌금을 주민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비상방역이 장기화되면서 안일하고 해이한 주민들의 법 준수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공장 간부 소식통도 이 날 “비상방역 장기화로 안일과 해이, 방심과 무책임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후과(결과) 매우 엄중하고 참혹할 수 있으므로 책임일꾼들이 종업원들에 대한 요구성과 통제를 더욱 강화할데 대한 문제가 강조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얼마전 군당에서 진행된 비상방역법 준수와 관련한 간부들의 토요 학습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습회에서 법 위반행위에 따른 처벌과 벌금이 소개됐는데 모두가 깜짝 놀랐다”며 “제63조에 전염병으로 의심되는 가족성원, 수상한 물품, 원인 모르게 죽은 동물에 대해 해당 기관에 알리지 않았을 경우 5~1만 원, 여러 명이 모여 술판과 먹자판을 벌렸을 경우 1만~5만 원, 승인되지 않은 장소와 길거리에서 비법적으로 장사를 했을 경우 5만~10만 원 등 개인에 물리는 벌금이 지정돼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제64조는 기관, 기업소에 대한 벌금으로 버스, 전차 등에 사람들을 비좁게 태우고 운행했을 경우 10만∼50만 원, 격리장소에서 버림물을 정화하지 않고 방출하였을 경우 50만~100만 원, 꿩 같은 것을 놓아기르거나 방목질서를 어겼을 경우 50만~100만 원 등 각 행위에 대한 처벌과 벌금액을 규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꿩을 기르는 것과 같은 방목질서에 대해 민감한 것은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통보문에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습니다.

그 통보문에는 국경이 없이 주변국으로 이동이 가능한 야생동물을 통해 코로나비루스에 감염될 것을 우려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번 학습자료에도 주민들과 기관들이 지켜야 할 사항 20가지를 소개했는데 그 중에 집짐승을 놓아 기르거나 애완용 동물을 밖에 놓아주는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 소식통은 “비상방역 장기화로 생활이 어려워진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며 “비상방역법 위반 벌금이 지금까지 있어 보지 못한 시장가격으로 높게 책정된 것은 코로나를 막을 변변한 수단이 없는 조건에서 주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비싼 벌금으로 공포를 조성해 국가의 조치에 순순히 따르게 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박정우,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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