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자가 수출한 한국산 마스크 북에서 반송

김준호 xallsl@rfa.org
2020.09.11
mask_on.jpg 사진은 반팔 티셔츠에 마스크를 착용한 북한 주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 무역회사의 주문에 의해 중국 무역업자가 북한에 수출한 한국산 마스크가 북한당국에 의해 반송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각한 코로나사태의 와중에도 남한제품에 대한 단속은 더욱 강도가 세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 관련 소식통은 10일 “북조선의 한 유명 무역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북조선에 들여보낸 한국산 마스크가 들여 보낸 지 한 달 만에 퇴짜를 맞고 도로 반송되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 무역 업자는 값이 좀 비싸더라도 질량(품질)이 좋은 마스크를 보내달라는 북조선 대방회사의 주문을 받고 한국에서도 고급으로 꼽히는 마스크(KF94) 만 오천(15,000)개를 북조선에 들여 보냈는데 이것이 반송된 것”이라며 “북조선 측이 밝힌 반송 이유는 중국산이 아니라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 제품이라고 특정할 만한 아무런 표식이나 상표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중국산 마스크와는 겉으로 보기에도 확연한 품질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북조선 측에서 한국산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초 중국 무역업자가 중국산이 아닌 한국산 마스크를 들여보낸 이유는 ‘값이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보내달라’는 요청 때문이었다”면서 “앞으로도 북조선과 계속 거래를 하고 싶은 욕심에 한국에서도 고급으로 치는 마스크를 개당 1위안의 이윤만 붙여서 공급한 것인데 이런 사단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무역관련 소식통은 “북조선 당국이 순수 중국산이 아닌 외국 기업과 합작으로 생산한 제품도 수입을 금지한 것은 사실상 남한 물건의 반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라면서 “이제부터는 중국에서 질량(품질)이 너무 좋은 물건을 들여보내면 대뜸 한국 제품으로 의심을 받을 수 있어 중국 무역 업자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 무역업자들은 질량이 안 좋으면 타박을 하면서 물건 값을 깎으려 들고 질량이 좋으면 남조선 제품으로 의심부터 하는 상황이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과거에는 한국 제품도 조선글자(한글)가 씌어 있는지 면밀이 살피고 상표를 모두 제거하면 북조선에 들여보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표가 없거나 아무런 표식이 없는 포장지에 포장된 것은 무조건 한국 제품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밀수를 통해서도 이런 물건은 들여 보내기가 곤란해 졌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밀수로 들여간 한국제품이 장마당에서도 흔하게 팔리고 주민들도 별 문제없이 사용해왔다”면서 “작년부터 북조선과 한국 사이가 틀어지기는 했지만 요즘 들어 한국상품을 집중 단속하는 북조선 당국의 속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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