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전자상거래서 북 상품 외면당해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6.10.19
nk_medicine_blood-620.jpg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개발한 건강보조식품 `혈궁불로정'.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중국의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에는 다양한 북한 상품들이 나와 있지만 중국의 구매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주요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에 들어가보면 다양한 북한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일정액의 가입비만 내면 누구나 자신의 상품을 올려놓고 상거래를 할 수 있는 타오바오 망(www.taobao.com)이나 텐모 망(www.tmall.com)에는 북한이 명약으로 내세우는 ‘혈궁 불로정(血宮不老精)’이나 ‘뇌심사향’ 같은 의약품을 비롯해 인삼술과 담배, 봄향기 화장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북한 우표와 북한 돈도 전자상거래의 대상으로 올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한 전자상거래 관련 소식통은 18일 “여러 가지 북한 상품들이 올려져 있지만 구매가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구매실적이 있다고 해도 ‘혈궁 불로정’의 경우 한 달 동안 거래 건수가 100건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비해 남한의 화장품과 전자제품, 식품은 매달 최소 수만 건에서 많게는 10만 건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증언했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망에서 남과 북의 상품 판매 성적은 비교하기조차 민망한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무역주재원의 의뢰를 받아 타오바오망에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개설하고 ‘혈궁 불로정’을 상품으로 올려놓았다는 중국의 한 전자상거래 상인은 “상품을 올려놓은지 한 달이 넘었는데 단 한 병 판매하는데 그쳤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애초부터 잘 팔릴 것이라는 기대는 안했지만 이처럼 중국 구매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올려진 북한 상품들은 북한 무역주재원들의 부탁을 받고 팔리면 좋고 안팔려도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올려놓은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또 다른 중국인 소식통은 “중국의 구매자들은 판매실적을 보고 물건을 구매하는 경향이 아주 높다”면서 “거래실적이 형편없는 북한 상품은 앞으로도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중국정부(국가식약품감독총국)는 올해 8월 1일부터 전자상거래망에서 약품을 거래 하려면 의약품서비스 자격증을 획득해야 한다고 규정해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의 무분별한 의약품 판매행위를 금지시키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 조치에 따라서 중국의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올려져있는 북한의 의약품들은 조만간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준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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