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통제 완화 조짐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4.12.29
china_aid_303 사진은 밀가루를 가득 실은 트럭이 1997년 중국 길림성의 도문(圖們, TUMEN)시에서 두만강 다리를 건너 북한쪽 국경 도시인 남양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AFP PHOTO

앵커: 에볼라 비루스 유입방지를 이유로 국경을 전면 차단하고 있는 북한이 머지않아 국경통제를 풀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에볼라 비루스 유입 방지를 이유로 지난 10월 하순부터 두 달 넘게 국경을 닫아걸고 있는 북한당국이 머지않아 국경통제를 풀 것 같은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북한은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무역주재원들에 대해 귀국한 당일 날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조건으로 일시 귀국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두 달 넘게 무역 주재원들에게도 입국을 허용하지 않던 북한당국이 본국과의 업무연락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주재원들에게 오전에 신의주 등 국경 도시에 입국하여 평양 본사와 업무협의를 한 후 오후에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가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까지 국경 통제 조치로 인해 중국에 출장 온 북한관료들을 보지 못했는데 김정일 위원장 3주기 추모행사가 끝난 이후부터는 출장나온 북한 관료들 모습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달여 동안 꽁꽁 닫아걸었던 국경의 문을 조금은 열었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당국은 겉으로는 국경통제의 이유를 에볼라 유입방지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것은 너무 순진하다”면서 “북한의 열악한 전기사정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하기 싫은 측면과 북한주민의 절반에 해당하는 노농적위대와 교도대원 모두가 동원되는 동계훈련 등을 외국인에 보여주기 싫은 것도 국경통제의 한 이유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국주재 무역일꾼들이 지금까지 연말총화에 다녀오지 않았다”면서 “이들도 머지않아 국경통제가 풀리면 본국에 불려가 지각총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과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관광 전문회사인 베이징의 고려여행사는 홈페이지에 내년 2월 14일부터 실시하는 ‘음력설 여행(Lunar New Year Tour)’과 ‘김정일 생일 여행 (Kim Jong Il Birthday Tour)’, ‘김치여행(Kimci Tour)’ 등 3개 여행상품 안내를 올려놓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으로부터 국경통제가 풀리는 시점에 관한 언질을 받고 내년도 여행상품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중국 내 대북소식통들은 “중국 내에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에볼라 환자발생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당국이 에볼라 비루스를 핑계로 국경을 통제하면서 입게 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국경통제를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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