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사령부의 당소속 무역회사 밀수단속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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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8월 중순 북한 평안북도의 한 국경지역에서 대량의 수산물과 약품을 중국에 밀수하려던 노동당 소속 무역회사가 군 보위사령부에 단속되는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북도 국경지역의 한 주민 소식통은 1일 “지난 8월 중순 중국과 마주한 압록강 국경에서 밀수를 시도하던 일단의 사람들이 군 보위사령부의 급습에 걸려들었다”면서 “군 보위사령부에 단속되어 밀수품을 빼앗기고 체포당한 사람들은 조사결과 당소속 무역회사 사람들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날 당소속 무역회사가 밀수하려던 물품은 마른 낙지(오징어) 35톤, 해삼 2톤과 각종 약초들로 대형 컨테이너로 두 차 분량이었다”면서 “군 보위사령부는 당 소속 무역회사가 국경경비대의 간부들과 짜고 대량의 밀수품을 중국에 넘기려 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현장을 덮친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밀수 현장에서 단속당한 무역회사 사람들은 군 보위사령부에 자신들 은 당소속 무역회사로 당자금을 위한 밀수임을 밝히고 보위사령부가 간여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면서 “하지만 군 보위사령부는 지금처럼 엄정한 코로나 시국에 국경밀수를 행하는 것은 누구를 막론하고 국경지역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해 코로나 감염증을 철저히 막으라는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밀수품을 회수하고 당 소속 무역회사 사람들을 체포해 조사하면서 파장이 커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과 마주한 용천일대에서 밀수를 하려다 현장에서 체포된 무역기관 사람들은 함경북도 당 소속의 무역회사로 당 자금을 마련하려 밀수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들은 양강도 혜산에서 밀수해오다가 요즘 당중앙(김정은)의 지시로 혜산국경경비가 살벌해지자 평안북도 국경경비사령부의 간부를 끼고 밀수를 하려다 군 보위사령부에 걸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당 소속 무역회사가 외화벌이 밀수를 하려다 밀수물품을 군 보위사령부에 통째로 빼앗기고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중앙당에 보고되자 이 문제는 당과 군부 간에 미묘한 감정충돌로 번졌다”면서 “그러자 막강한 권력을 지닌 당 조직지도부가 나서 군 보위사령부에 해당 사건을 덮으라고 지시하면서 보위사령부는 당 소속 무역회사 사람들을 풀어주고 회수했던 밀수품도 모두 돌려주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단 이 사건은 당권의 중심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조직지도부가 나서는 바람에 마무리되었지만 사건의 여파가 만만치 않다”면서 “일부 군 간부들 속에서는 코로나 방역을 최대비상체제로 격상시키고 국경밀수를 반역행위로 처벌하라는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당 조직지도부가 무시할 수 있는 거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군 보위사령부는 군부 내 반당, 반체제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통제하는 군 정보기관으로 본래 국방위원회 직속 기관이었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당중앙위원회 소속인 군 총정치국 산하 조직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이는 당에 의한 군부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김정은의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