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단 운반 동원된 북 주민들 몸수색에 반발
2021.10.25
앵커: 요즘 북한 주민들이 농장의 볏단 운반 전투에 총동원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볏단 운반을 끝내고 귀가하는 주민들을 안전부 순찰대가 일일이 몸수색을 하고 있어 주민들이 거칠게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4일 “어제(23일)부터 벼 가을(추수)이 끝난 협동농장마다 주민들이 동원되어 볏단 운반 전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한 알의 낱알도 허실되지 않게 제때에 거두어들이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볏단 운반 전투는 논판에 세워진 볏단들을 수백 미터 밖에 있는 탈곡장 구내까지 인력으로 나르는 작업”이라면서 “무보수로 동원되는 볏단 운반 작업은 이른 아침부터 점심시간 전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런데 볏단 운반을 끝내고 집으로 귀가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군 안전부 순찰대가 몸수색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볏단을 운반하다 주민들이 몰래 벼 낱알을 훑어 몸속에 숨겨 가지 않는지 단속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에 주민들은 장사도 못하고 볏단 운반 전투에 동원되는 것도 어이없는 일인데, 우리를 낱알을 훔치는 죄인 취급 하느냐며 몸을 수색하려는 순찰대의 행태에 반발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내 몸을 뒤졌다가 낱알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며 거칠게 맞서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평안남도 은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5일 “은산군 협동농장에서는 벼 가을을 끝내고도 볏단을 운반할 윤전기재와 연료 부족으로 볏단 꺼들이기(거둬들이기)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군당에서는 지난 주말(23일)부터 군내 주민들을 볏단 운반 전투에 총동원하도록 포치했다”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주민들은 농장의 포전별 도급제로 맡겨진 볏단 낱가리를 탈곡장 구내로 운반하는 작업을 마쳐야 집으로 갈 수 있다”면서 “볏단 운반 전투는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볏단 운반 전투가 시작되는 동시에 군당에서는 안전부 순찰대를 조직하고 볏단을 운반하다가 낱알을 털어가는 주민을 단속하라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이에 순찰대는 볏단 운반을 끝내고 귀가하는 주민들의 손가방을 뒤지고 몸수색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 같은 당국의 몸수색에 화가 난 주민들은 ‘차라리 옷을 다 벗기고 볏단을 나르고 맨몸으로 집에 가게 조치하라’며 순찰대의 황당한 단속 행태에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