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광부들 곡괭이와 삽으로 채탄 ‘노예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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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주민강제동원을 위해 시작한 80일전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북한 탄광에서는 광부들이 비참한 노동환경에서 혹사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한 탄부들이 석탄생산계획에 내몰려 곡괭이로 석탄을 캐는 원시적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개천탄광에서 일하고 있는 한 탄부 소식통은 28일 “내일이면(29) 생각만 해도 밸이나는(분통터지는) 80일전투가 끝이 난다”면서 “오소리굴 같은 지하막장 탄굴에서 80일 동안이나 석탄을 캐느라 거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80일전투기간 당국은 석탄생산계획을 무조건 수행하라고 탄광에 내리먹이면서도 탄을 캐내는데 필수인 발파폭약을 비롯한 채굴장비를 전혀 공급해주지 않았다”면서 “때문에 탄광에서는 새로운 탄갱 발굴도 못하고 이미 반복 채굴한 탄갱에 탄부들을 밀어 넣고 곡괭이와 삽만을 이용해 석탄을 캐도록 강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수천척 지하막장에서 온전히 인력으로만 석탄을 캐내는 탄부들은 봉건시대 노예노동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다”면서“제대로 먹지 못해 비쩍 마른 탄부들이 채굴설비도 없어 곡괭이나 삽을 손에 들고 깊숙한 탄갱으로 걸어 들어가 곡괭이로 석탄을 캐내고 있는 비참한 현실이다”고 강조했습니다.

탄부 소식통 녹음: “반복채굴을 두세 번 하다나니까 석탄은 없고 게다가 탄 캐는 게 기계도 없어요. 도람통 철판 잘라서 공구 만들고 삽하고...곡괭이 가지고 탄 캐고 왜정 때보다 더 한심하게 석탄 캐며 80일전투 보내고 있어요...”

소식통은 또 “탄갱 안에는 갱에서 캐낸 석탄을 나르는 광차 철로가 놓여 있지만 전기공급이 끊겨 석탄을 실은 광차도 탄부들이 인력으로 끌고 있다”면서 “하루 종일 곡괭이로 석탄을 캐낸 탄부들은 저녁부터는 캐낸 석탄을 광차에 싣고 수십리 갱 구간을 길게 연결된 광차를 끌고 갱 밖으로 나온 이후에야 퇴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 안주탄광의 또 다른 소식통은 “평안남도의 개천, 안주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는 유연탄과 무연탄이 무진장 묻혀 있는데도 탄갱을 개발하는 발파폭약이 없어 석탄생산이 지지부진하다”면서 “탄광이나 다른광산운영에서 필수품목인 발파폭약은 그동안에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국경무역이 막히면서 발파폭약이 수입되지 못하자 평안남도의 탄광들에서는 함경남도 흥남에서 생산되는 폭약을 구입해 사용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발파폭약은 질소암모니아 함량이 지나치게 적고 폭파범위가 좁아 탄광용 발파폭약으로는 쓸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다 나니 탄광에서는 당국이 벌려 놓은 80일전투 기간 새로운 탄밭을 조성하지 못하고 폐갱으로 처리해야 할 위험한 탄갱에 탄부들을 들이밀고 곡괭이로 석탄을 캐도록 하고 있어 탄부들의 분노와 원망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들은 당제8차대회를 맞으며 진행된 80일전투 총화에서 수많은 탄광들이 새로운 발파방법을 창안 도입하여 80일전투계획을 완수했다고 보도했으나, 현지 소식통들은 80일전투 막바지에도 대부분의 탄광들은 석탄생산계획 완수는 고사하고 석탄생산을 아예 중단했다고 현재의 상황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