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외부 정보 단순 수용에서 적극 응용단계로”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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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들, 외부 정보 단순 수용에서 적극 응용단계로” 북한에 보내질 쌀과 이동식저장장치(USB)가 담겨있는 페트병들.
사진출처: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앵커: 북한 주민들이 한국 등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정보를 단순히 수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일부는 실생활에 적극 응용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4일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제10샤이오 포럼’.

한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외부로부터 전해지는 정보가 이제는 북한 주민들의 일상에 자리 잡았고, 단순한 정보 수용을 넘어 실생활에 응용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강채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2018년 이후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에서 청취한 북한 결혼문화의 변화 양상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강채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북한 당국이 결혼식 문화를 통제하고 있는데도 이제는 북한 곳곳에 결혼식당이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외부정보가 단순 유포되는 단계에서 점차 응용단계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 부연구위원은 2010년을 전후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하면서 외부 정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접근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했고, 특히 한류로 통칭되는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확산이 전 세계와 큰 차이 없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조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형법을 여러 차례 개정하는 등 처벌 수위를 높여 외부 정보를 통제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USB SD카드 등 저장매체의 발달로 문화 확산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빨라졌고, 청소년층으로 갈수록 정보 공유방식에서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사상투쟁이나 공개비판을 통해 특정 영화나 드라마 등을 언급하면 오히려 주민들의 호기심이 쏠려 시장가격이 오르는 등 의도치 않은 홍보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는 설명입니다.

강 부연구위원은 북한 주민들에게도 세계적인 추세를 따르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기고 있다며 이들의 외부 문화 소비활동이 국제사회와 소통하는, 일종의 문화 교류의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2018년 이후 입국한 탈북민들을 대면 조사한 동국대학교의 윤보영 박사도 외부 정보의 북한 유입이 적극적인 창작 활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윤보영 박사: 외부정보를 단순히 전달받는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보를 만들고 있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글도 쓰고 영상물도 만들어서 주변 인물들과 열심히 공유했다고 합니다.

윤 박사는 조사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자신에게 특별한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과 외부 문화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수용자보다는 유포자에 대한 처벌이 훨씬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처럼 공유된 영화나 드라마 내용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담배나 자전거, 손전화 등을 통해 사회적 지위와 취향을 드러내는 지위경쟁의 형태로 표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박사는 북한 주민들의 삶이 엄격한 규율 안에 있지만 완벽한 순응상태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면서, 이들이 공개적이지는 않아도 안전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저항적인 하위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단서를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사무국장은 같은 토론회에서 북한 주민들의 취향에 맞는 문화상품을 따로 기획·제작해 보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이른바 대북전단 금지법때문에 이를 북한에 전달할 통로가 크게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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