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령 석방 수감자 심각한 영양실조”

워싱턴 - 서재덕 인턴기자 seoj@rfa.org
2018.08.25
k_prison12_b 위성사진으로 본 전거리교화소의 모습.
사진- 구글어스 캡쳐/아시아프레스 제공

앵커: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대사령으로 석방된 사람 대부분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출소한 주민의 탈북 방지를 위해 감시를 강화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을 서재덕 인턴기자가 보도합니다.

‘출소자 대부분이 영양실조 상태여서 당분간 요양시킬 수밖에 없다.’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을 앞두고 시행된 대사령에 따라 최근 출소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8월 초부터 시행된 특별 사면으로 전국 각지에서 수감자가 석방되고 있지만, 열악한 교화소 생활 탓에 대부분 만신창이가 된 상태라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교화소와 노동단련대 등 북한의 구금 시설에서 적은 양의 식사에 힘든 노동을 부과받고 좁은 감방에 많은 인원이 수용되는 등 열악한 환경 탓에 영양실조가 만연하고 전염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이 같은 교화소 내 인권 유린 상황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2년 전 전거리 수용소에서 석방된 사람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였습니다. 매일 사망자가 속출하고, 거기 수감되어 있는 사람들이 시체를 산으로 운반해 그냥 태워버리고, 사망한 소식을 가족에게도 전달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전거리교화소에서 출소한 30대 북한 여성은 전염병과 굶주림 등으로 하루 평균 3명은 죽는 것 같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북한 교화소’에 관한 보고서에서도 전거리교화소의 비인도적이고 열악한 구금 환경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최소한의 처우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수감자들의 영양실조 상태를 고려하면 북한 구금시설의 인권유린 상황은 최근까지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특별 사면으로 출소한 수감자 중 다시 탈북을 시도할 가능성을 우려해 감시를 강화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출소자 중 일부는 복역 중 이혼이나 가족의 탈북, 사망 등으로 갈 곳이 없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으며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강제 북송된 출소자 중에는 다시 중국으로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2년 전에 12호 전거리 교화소를 출소한 사람은 지금도 계속 감시 상태에 있습니다. 석방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거의 매일 보안서에서 직장과 가정 방문도 하고, 없으면 어디 갔는지 확인 작업까지 매일 했다고 합니다. 출소한 사람이 바로 탈북하지 않을까를 우려해서 그렇죠.

이번 특별 사면을 통해 많은 수의 탈북자들이 석방되면서 보위성과 보안성 등의 사법 당국은 현시점에서 탈북을 시도하는 것은 정치범으로 간주할 것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수감 시설에서 이뤄지는 열악한 인권상황이 국제사회로 알려지는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9.9절을 앞두고 주민에 대한 내부 통제는 더욱 심해질 전망입니다.

북한 당국이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시행하는 특별 사면은 형기를 3년씩 줄여주는 조치로 3년 형을 받은 수감자들은 즉시 석방되고, 5년 이상 형을 받은 수감자는 형량이 감소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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