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주재 북한 무역일꾼들이 심각한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사태로 북-중 무역이 중단되면서 무역주재원들은 살고있는 집의 월세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4월 30일 “요즘 단동에 파견된 일부 북조선 무역주재원들이 집세를 내지 못해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라면서 “1년 넘게 무역이 중단되면서 돈 나올 길이 완전히 막혀버렸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사태로 중-조 국경이 차단되면서 북조선 무역주재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지난 해부터 행여나 국경이 다시 열리고 무역이 재개되길 기다리던 주재원들은 1년이 넘는 기간 수입이 전혀 없어 주변 지인이나 중국 대방들에게 빚을 내가며 생계를 이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무역주재원들의 상황이 이처럼 열악한데 북조선당국은 무역주재원들에게 충성의 자금까지 요구하고 있다”면서 “공식적인 외화과제는 면제해주었다지만 정치적 기념일에 바치는 충성자금은 외화과제보다 더 엄중한 자금으로 이를 소홀히 했다가는 당중앙에 대한 충섬심을 의심받기 때문에 주재원들은 빚을 내가며 충성자금을 바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 들어서만 심양의 북조선영사관에서는 동북3성에 파견된 북조선 무역일꾼들에게 다양한 충성자금을 요구했다”면서 “2월에는 광명성절 축하금, 3월에는 당대회 축하금, 4월에는 태양절 축하금 등 매월 충성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빚을 내가며 충성자금을 바치다 보니 무역일꾼들은 생활비를 마련할 길이 없게 되었고 일부 주재원들은 집세를 내지 못해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면서 “코로나방역문제로 주재원 가족들은 마음대로 귀국할 수도 없고 다른 셋집을 구할 수도 없어 몇몇 주재원 가족들은 졸지에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에 몰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단동에서 전자제품 무역을 담당하던 한 무역주재원은 지난 2월 평양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한 이후 돌아오지 않고 있어 그 부인과 가족들이 생활고에 처해있다”면서 “집세가 밀려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성화를 대자 주재원 부인은 식당일이나 공장 일자리를 찾아 나섰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심양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지난 1일 “요즘 북조선 무역주재원 가족들을 보면 가엾다는 생각부터 든다”면서 “북조선 당국은 무역주재원들의 생계대책에는 관심도 두지 않고 평양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행사에 참가하라고 불러들여 대부분의 무역대표들이 아직도 중국 현지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체육용품과 관련한 무역사업으로 심양에 파견된 북조선의 한 무역 주재원은 지난 2월 행사 참가차 귀국길에 올랐는데 코로나 검사와 격리기간을 보낸 다음 평양 행사에 참가한 후 두 달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재원 남편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생활비가 바닥난 그 부인은 월세 낼 돈도 없어 살던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자리도 찾을 수 없고 집세도 내지 못하는 비슷한 처지의 무역주재원 부인들은 하는 수 없이 살던 집을 나와 변두리의 허름한 주택을 세 내어 한 집에 세 가족이 모여 합숙을 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하루 세 끼 식사준비도 빠듯한 주재원 부인들은 남편이 속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본국의 지원 없이 생계를 이어가느라 이미 상당한 빚을 진 무역주재원 가족들은 주변 지인들이나 과거 거래했던 중국 대방들을 찾아 다니며 돈을 빌려달라로 사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지인들이나 대방들도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기약이 없기 때문에 돈 빌려주기를 거절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