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탈북민 재입북은 남한 안기부 공작이라고 선전”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0.07.31
choi_ryonghae.jpg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최근 탈북민이 월북한 개성시의 비상방역사업을 긴급 점검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당국이 최근 발생한 한 탈북민의 재입북 사건을 두고 코로나 전염병을 퍼뜨려 북한체제를 흔들려는 남한정부의 음모라고 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에게 남한에 대한 반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29일 “도보위부의 지시로 도내의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별 회의가 매일 진행되고 있다”면서 “남조선으로 도주했다 개성으로 돌아온 탈북자에 의해 개성지역에 코로나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으니 경각심을 높이고 바짝 긴장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회의에서는 남조선에서 개성으로 다시 돌아온 도주자를 검사한 결과 대변에까지 코로나비루스가 꽉 차있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다시 돌아오면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제발로 온 것은 분명한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며 분개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주민회의에서는 우리(북한)나라에 코로나비루스를 퍼뜨려 체제붕괴를 노리는 남한정부의 음모에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되었다”면서 “도주자가 몰래 돌아왔으면 혼자 숨어있어도 모자랄 판에 개성시를 활보하고 다닌 것은 고의적으로 코로나비루스를 퍼뜨리기 위한 역적행위라고 지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강연회에 참석한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전달되자 ‘귀향자(재입북 탈북자)를 화염방사기로 불태워 죽이라’는 외침이 터져나오기도 했다”면서 “코로나사태로 인한 국경봉쇄와 지역간 이동 차단으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주민들은 당국의 선전을 사실로 믿고 코로나감염증을 이용한 남조선 안기부의 작간(음모)에 분개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도 보위부에 다니는 지인으로부터 남조선에서 개성으로 재입북한 주민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을 전해 들었다”면서 “우리 내부에서는 주민회의를 통해 그가 코로나를 퍼뜨리려고 잠입한 남조선 안기부의 공작원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일부 의식있는 주민들은 당국의 선전내용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3년전 남조선으로 달아났던 주민이 살기 좋은 남조선을 떠나 개성으로 재입북한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가 코로나비루스를 퍼뜨리려고 했다면 자신이 감염되지 않고도 얼마든지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도 있다”면서 “국가보위성이 귀향자를 조사하면서 코로나 비루스 감염여부부터 검사했고 그의 몸에 비루스가 꽉 차있었다는 선전 내용을 그대로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귀향한 도주자로 하여 각 공장과 기업소, 학교, 인민반들까지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데 대한 주민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주민은 누구나 주거지역을 벗어나서는 안 되며 8월 10일까지 코로나전염병 관련 신체검사를 마쳐야 한다는 당국의 지시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은 주민회의에서 우리나라에는 아직 한명의 코로나의진자도 없는데 남조선 안기부가 코로나전염병을 퍼뜨려 우리 사회주의 제도를 붕괴시키기 위해 음모를 꾸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코로나에 대한 공포심에 젖어있던 상당수 주민들은 당국이 날조한 선전선동에 속아 남조선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개성 출신 탈북민 월북 이후 북한 전역에 코로나19 특급경보를 발령한 것과 관련해 31일 수도인 평양에도 사실상 준봉쇄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는 한명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북 주민 1,211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696명이 격리된 상황이라며 여전히 확진자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