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교들, 코로나사태 장기화로 생활고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0.09.18
k030719hm1.jpg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한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수남시장으로 가고 있다.
RFA 자료사진

앵커: 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이 코로나사태의 장기화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장사로 상당한 수입을 올리던 화교들이 이를 못하게 되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5일 “요즘 내 주변의 화교들이 사는 것을 보면 우리(조선)사람들보다 더 어렵게 살고 있다”면서 “그동안 중국을 드나들며 (소규모)무역을 해오던 화교들이 장사길이 다 끊어지자 요즘엔 하루벌이로 살아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포항구역 산업동의 한 화교는 작년에는 중국을 다니며 건자재 장사로 한 밑천 장만했다”면서 “그런데 남의 돈까지 빌려서 무역을 더 크게 하려고 준비했는데 장사를 시작도 하기전에 코로나사태가 벌어지면서 지금은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는 선금을 주고 중국에 사놓은 건자재를 반년이 넘도록 들여오지 못하게 되면서 이미 본전을 다 날리게 되었다”면서 “만약 지금 당장 코로나사태가 진정되어 중국에 다닐 수 있다고 해도 장사를 다시 시작할 밑천이 날아가버린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좀 더 큰 돈벌이를 하기위해 시작한 건재장사가 코로나사태 여파로 거꾸로 서는 바람에 그는 매일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집과 가산을 팔아 빚을 갚고 나니 지금은 하루하루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서민신세가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16일 “청진시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대부분 코로나사태로 장사길이 막혀 생계가 어렵다”면서 “지금까지는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무역을 하면서 부자 소리를 듣던 화교들인데 코로나사태 이후 일반 주민과 달리 장마당 장사도 하기 어려워 생계가 막막하게 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청진시 화교들은 조-중 세관이 다시 열리기만을 고대하고 있다”면서 “화교들 중에는 중국에 장사하러 떠난 가족들이 세관이 막히는 바람에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해 애를 태우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보따리 무역 외에는 마땅한 돈벌이 수단이 없는 화교들은 날이 갈수록 생계가 어려워지자 당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화교들은 앞으로 국경이 풀리고 왕래가 재개되면 가족들을 데리고 중국에 영구귀국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벼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사태가 언제 끝날지 몰라 생계가 어려워진 화교가족들은 매일 힘들고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면서 “아무리 어려워도 주변에 손 내밀 데가 없는 화교들은 조선에 정착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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