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시민, 목욕탕이용에도 계층간 차이 뚜렷
2019.09.20
앵커: 북한의 평양시민들은 대부분 국가가 운영하는 목욕탕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목욕탕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목욕탕 이용에서도 계층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16일 “요즘 평양시에서 기온이 내려가면서 목욕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시민들은 대부분 국가가 운영하는 대중목욕탕보다 여러모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목욕탕을 선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시에는 창광원, 문수원, 릉라목욕탕 등 한 번에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현대적인 대중목욕탕이 있다”면서 “국정가격 500원(북한돈)이면 이용할 수 있는 국영목욕탕을 두고 이용료 5,000원짜리 개인목욕탕을 이용하는 이유는 국영목욕탕을 이용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에서 국영목욕탕을 이용하려면 이른 아침부터 3~4시간씩 줄을 서 표를 구입해야 한다”면서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탓에 반나절을 기다려도 끝내 표를 구하지 못해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영목욕탕의 수용인원은 창광원이 3천명, 릉라목욕탕은 5천명, 문수원은 1천명”이라면서 “워낙 규모가 크고 시설은 좋지만 전력부족으로 시설물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며 목욕물도 데우지 않아 찬물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국영목욕탕의 사정이 이런데다 입장권 구입조차 어렵게 되자 대부분의 평양시민들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목욕탕을 찾는다”면서 “개인목욕탕은 집에서 가깝고 목욕물도 창광원에 비해 따끈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평양에는 달러목욕탕과 개인목욕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면서 “일반주민들은 개인이 목욕설비를 갖추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석탄으로 데워 목욕물을 보장하는 ‘개인목욕탕’을 이용하고 돈 많은 특권층은 ‘달러 목욕탕’을 이용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반 시민들은 개인 목욕탕을 이용하기도 버거운데 주말이면 달러 등 외화만 받는 ‘달러 목욕탕’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면서 “외화벌이 기관인 묘향총국이 운영하는 ‘달러 목욕탕’은 일본제(토토) 사우나 설비에다 주차장까지 구비하고 있어 돈 많은 사람들의 오락장이 되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처럼 평양에서는 목욕탕 하나를 놓고도 계층이 뚜렷이 구분된다”면서 “특권층은 ‘달러목욕탕’에서 수영, 헬스, 안마, 찜질, 미용, 오락에다 고급 식사로 하루에 평균 50달러~100달러이상 소비하는데 반해 서민들은 국영목욕탕을 이용하기 위해 서너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