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광견병이 동시에 퍼져 확산일로에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도 마땅한 수의방역대책이 없어 가축들이 줄줄이 폐사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0일 “요즘 여기(북한)에서는 돼지병(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개병(광견병)이 돌아 가축이 마구 죽어나가고 있다”면서 “수의방역당국에서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병으로 죽은 가축은 반드시 매몰처리하라는 지시만 반복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달 말에 시작된 돼지열병이 삽시간에 전국 규모로 확산되면서 주민들속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면서 “개인 세대들에서는 올겨울과 내년을 위한 비축식량을 마련하려고 애써 키우던 돼지들이 전염병에 걸려 무더기로 죽어나가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청진시 부윤구역의 경우, 이달 초에 시작된 돼지병이 순식간에 시내 전 구역에 확산될 정도로 전염성이 빠르다”면서 “이번 돼지 전염병은 아무 탈없이 잘 먹고 자라던 돼지가 갑자기 벌겋게 열이 나고 먹지 않다가 검붉은 색으로 변하며 손 쓸 새 없이 죽어버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돼지열병으로 고통받고 있는데다 전염성이 강한 개병(광견병)까지 돌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면서 “더욱이 이번 광견병은 병든 개에게 물릴 경우,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의방역당국과 해당 위생방역소에 비상이 걸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동네에서 개와 돼지가 무더기로 죽어나가자 미리 도살하여 판매하고 있다”면서 “일단 병에 걸려 죽은 돼지는 색이 검게 변해 제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돼지가 폐사하기 전에 서둘러 도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1일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 원인 모를 동물전염병이 돌면서 가축들이 죽어나가고 있다”면서 “수의방역소에서는 특별한 방역대책은 내놓지 못하면서 주민들에게 자체로 항생제를 구해서라도 전염병을 예방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전염성이 강한 돼지병과 개병이 돈다는 말이 주민들속에 퍼지자 장마당 등에 남아있던 동물 전염병 예방약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면서 “그러자 당국에서는 전염병에 걸린 가축을 시장에 내다파는 행위를 금지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주민들이 비축식량으로 애지중지 키우던 돼지나 개를 매몰처리한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어렵다”면서 “때문에 서둘러 도축한 돼지와 개고기가 요즘 장마당에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돼지열병은 전염성이 강해서 한 번 걸리면 100프로 폐사하게 되며 병에 걸린 돼지고기도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그런데 병에 걸린 돼지고기가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으니 돼지병이 삽시간에 퍼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돼지병과 개병은 우리(함경남도)지역에만 있는 게 아니라 온 나라에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평안남도에 사는 친척에게 돼지예방약을 좀 구해달라고 전화를 했는데 거기에서도 돼지병과 개병이 퍼져 예방약을 구하기 힘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