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창건기념일 사면령으로 수감자 대거 석방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0.11.06
k_prison12_b 위성사진으로 본 전거리교화소의 모습.
사진- 구글어스 캡쳐/아시아프레스 제공

앵커: 북한이 지난 10월10일 당창건75돌 기념일을 즈음하여 전국의 교화소 수감자를 대상으로 사면령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면령으로 석방된 주민들 대다수가 심각한 영양실조에 빠져 있는데다 당장 거처할 곳도 없는 상황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일 “지난달 당창건75돌을 맞아 교화소 수감자들이 대거 출소한 것으로 안다”면서 “최고존엄의 배려로 대사령이 내려져 많은 수감자들이 교화소에서 출소하게 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8일 함경북도 12호(전거리) 교화소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대사령으로 한꺼번에 300여명의 수감자들이 석방되었다”면서 “지난 시기에도 교화소 수감자에 대한 대사령이 시행되기는 했지만 이번 대사령의 특징은 과거 어느 때보다 사면 대상 인원이 더 많다는 사실”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대사령에는 형기가 2년 이하로 남은 수감자들이 대부분  포함되었고 형기가2년 이상 남았더라도 건강이 나빠 형기를 채우기 어려운 수감자들도 석방되었다”면서 “살인과 마약과 같은 강력범죄자는 사면대상에서 제외되었으나 일반 범죄자와 북송된 단순 비법 월경자들은 사면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과거 대사령에는 한국행 목적이 아니었다 해도 중국에서 북송된 비법월경자들은 살인죄와 마찬가지로 대사령 대상자 명단에서 제외했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진행된 대사령에서 처음으로 비법월경죄를 범한 수감자들까지 사면이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대사령은 김일성 생일이나 김정일 생일에 내려지고 일반적으로 정치적 의미의 명절에는 한 번도 대사령이 없었다”면서 “올해 처음 당창건75돌 기념일에 최고존엄의 특별배려로 대사령이 시행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5일 “지난 10월 10일 당창건절에 전국의 교화소에 대사령이 내려졌다”면서 “대사령 대상에서 제외된 수감자들 외에 대부분의 수감자들이 대사령을 받아 출소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함흥시에 있는 9호 교화소의 경우 이번 당창건절에 수백명의 수감자가 대사령을 받아 풀려났다”면서 “함경남도 뿐아니라 평안남도와 전국 각지의 교화소들에서 대사령을 받은 수감자들이 대거 출소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하지만 출소된 수감자 대부분이 영양실조와 병으로 운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다 거주지가 없는 주민들”이라면서 “일시적으로 부모 형제에게 얹혀 살 수는 있겠지만 병든 몸으로 마냥 일가 친척에 얹혀 사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때 아닌 대사령으로 수감자들이 대거 풀려난 데 대해 억측이 분분하다”면서 “말로는 최고존엄의 특별 배려라고 선전하지만 수감자로 넘쳐나는 교화소들이 수감자들에게 먹일 식량이 부족해지자 대사령이라는 선심을 쓰면서 대거 출소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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