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목거래 금지로 주민들 월동준비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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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땔나무(화목) 거래를 금지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초겨울 추위에 떨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당국이 산림보호를 이유로 땔나무 거래를 무조건 단속하면서 주민들의 겨울나이(월동) 대책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7일 “요즘 기온이 많이 내려갔는데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지 못해 초겨울 추위에 떨고 있다”면서 “당국이 국토환경보호를 이유로 산에서 땔나무를 수집하거나 거래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1월 들어 눈발이 날리고 추운 날씨가 계속되는데 (땔)나무장사를 금지한다는 국토환경보호성의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이 지시에 따라 이달 초부터 장마당에서 장작 등 땔나무 거래가 금지되어 주민들의 겨울나이에 비상이 걸렸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이 추운 겨울이 닥쳤는데 산림보호를 이유로 벌목과 산에서의 땔나무 수집행위를 단속하고 나섰다”면서 “겨울나이를 위해 장작을 화물자동차로 사들여 장만하던 것은 옛말이 되었고 잔가지를 묶은 땔나무 1단을 구입하자고 해도 보안원의 눈을 피해 몰래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청진시에서 갈탄은 1톤당 내화 150,000~200,000원에 거래되고 가스는 13kg 들이 1통에 중국돈 90원~120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이라고 하지만 올해는 돈벌이가 너무 어려워 내화 2천원 하는 나무 한 단을 사는 것도 버거운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는 태풍의 영향으로 식량사정도 어려운데다 땔감 마련까지 여의치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면서 “만약에 화목을 거래하다가 단속에 걸리면 화목을 몰수당하고 벌금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잔가지 땔나무 한 단씩을 야간에 몰래 거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화목 거래가 금지되면서 석탄값이 들썩이고 있다”면서 “지금 한창 겨울나이용 땔감을 준비해야 하는데 석탄값이 오르고 있어 주민들의 고민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8일 “요즘 겨울이 시작되었는데도 장마당에 땔나무 장사꾼을 볼 수 없다”면서 “이달 초 국토환경보호성이 주민들에게 산림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경고하면서 나무 장사꾼이 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겨울나이용 땔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라면서 “이달이 지나면 연료 가격은 대폭 상승하기 마련이고 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주민들은 한 단의 나무라도 더 확보하려고 당국의 눈을 피해가며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주민들의 사정이 이처럼 급박한데도 당국에서는 밤중에 순찰대를 동원해 화목 거래를 단속하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추운 겨울에 밥은 지어먹어야 할 게 아니냐며 당국의 땔나무 단속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올해 유엔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총 산림 면적은 1990 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당시 690 만 헥타르에서 2020 년에는 603 만 헥타르로 연간 평균 3 만 헥타르가 유실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