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리랑공연’ 참가 어린이, 후유증으로 고생
2018.11.29
앵커: 북한의 아리랑대집단체조 공연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이 공연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수개월간 공연에 동원된 어린이들 속에서 각종 질병이 발생해 부모들은 물론 주위 사람들을안타깝게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25일 “이달 들어 평양시에서 아리랑 대집단체조 공연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이 각종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서 “지난달 아리랑공연이 마무리되자 공연 참가자들 속에서 병원을 찾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아리랑집단체조공연에 동원된 인원은 최소 5살 어린이부터 10대 학생과 청장년을 포함해 모두 10만 명에 달한다”면서 “특히 ‘어린이장’에 등장하는 공연자들은 대부분 6살이며 이들 중 일부는 5살짜리 어린이도 포함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아리랑 공연 참가자들은 각 소속단위에서 선발되었다”면서 “유치원생은 무용과 체조를 잘 하는 어린이들 위주로 선발하고 소학교와 중학교, 고급중학교에는 별도로 아리랑 반을 설치한 다음 학업을 중단하고 훈련과 공연을 진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아리랑 공연 참가자들은 특별히 기록되어 장래에 일정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도 힘든 훈련과정을 견뎌낼 수 있었다”면서 “특히 올해는 아리랑 공연 참가자를 선발하면서 연말에 큰 선물이 주어질 것이라고 선전하는 바람에 공연 참가 희망자가 몰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하지만 아리랑 공연이 끝났는데도 참가자에 대한 선물은 감감무소식”이라면서 “중앙에서는 외상으로 공연을 관람한 중국인 관람객들로부터 입장료가 제대로 걷히지 않아 선물할 수 없게 되었다는 변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26일 “청장년층 참가자들은 그래도 견뎌 냈지만 5~6살 어린이들이 30도 이상의 무더위 속에서 아리랑 공연 연습과 공연에 참가한다는 것은 큰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요즘 병원에는 관절염이나 방광염, 신경통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환자가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아리랑공연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즐거울지 모르겠지만 공연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의 고통은 매우 크다”면서 “5~6 살 어린이들까지 자체로 점심밥을 준비해 아침 7시에 나갔다 밤 10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는 강행군이어서 부모들도 마음을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부모들은 자녀들이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면 발을 씻어주고 밤새 다리를 주물러주어야 다음 날 공연에 나갈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면서 “특히 올해는 공연참가자들에 대형 판형 텔레비죤을 선물한다고 약속해서 큰 기대를 가졌으나 당국의 허락 없이 그런 약속을 했다는 이유로 간부 몇 명을 처벌하면서 텔레비죤 선물 얘기는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