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말연시 뇌물행위 극성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7.12.29
py_police_officer-620.jpg 사진은 평양 거리에서 교통단속 중인 인민보안원의 모습.
AP Photo/Wong Maye-E

앵커: 새해를 앞두고 북한에서 뇌물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새해 시작과 함께 진행될 각 분야의 조직변동과 부처들의 행정개편, 제도적 변경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뇌물을 고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마다 새해를 앞두고 북한에서는 뇌물행위가 하나의 사회적 풍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김정은위원장이 비사회주의와 섬멸전을 벌리겠다고 선포한지 며칠도 지나지 않았는데 가장 대표적인 비사회주의 행위인 뇌물 고이기가 여느 해보다 더 극성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새해를 며칠 앞두고 갑자기 장마당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설명절 준비도 해야겠지만 간부들에게 바칠 값비싼 뇌물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장마당을 찾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청진시 수남장마당과 포항장마당, 수원장마당은 늘 북적이던 식량 매대는 한산해진 반면 고가의 중국 제품이나 고급어류, 외국산 화장품을 파는 매대들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면서 “올해는 특히 전자제품과 같은 고가의 물건이 연말 들어서면서 잘 팔리고 있다”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자제품 외에도 중국산 남방과일을 비롯해 일제 식품 등 선물(뇌물)로 쓰일 포장 식품도 잘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새해를 앞두고 뇌물행위가 극심한 것은 신년벽두에 있게 될 각 부분의 조직개편이나 행정 제도변경 때문”이라며 “간부 승진에서 부터 장마당 관리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리가 명절선물(뇌물)의 비중으로 결정 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은 “명절대목에 식량이 아닌 전자제품이나 화장품, 고급 식료품이 잘 팔린다는 것은 사회전반에 만연한 뇌물행위의 실태를 말해주는 현상”이라면서 “평소 이유없는 선물행위는 중앙당검열이 붙으면 비사회주의 현상으로 걸릴 수 있지만 명절선물은 정상적인 인사치례로 간주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명절선물을 빙자해 뇌물을 건네는 이유는 자녀들의 군부대 배치와 대학추천문제, 당기관 진출과 간부승진에 이르기까지 목적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며 “선물의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목적과 분야에 따라 적게는 몇 십달러에서 최고 몇 천 달러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이 비사회주의와 섬멸전을 벌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사람들은 누가 더 좋은 뇌물을 구입하는가를 은근히 과시하고 있다”며 “뇌물을 사는 걸 보면 그 사람의 재력과 능력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고등중학교 졸업을 앞둔 딸을 둔 부모들은 좋은 대학에 추천받기 위해 교원에게 줄 화장품을 고른다”며 “반면 군대에 나갈 자식을 둔 부모들은 고급어족(어류)이나 휴대용 컴퓨터(태블릿)를 들고 군사동원부 간부들의 집을 찾는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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