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새해 첫날을 불만과 불안감으로 시작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9.12.31
py_cyclist_b 평양 주민들이 자전거를 끌고 미래과학자거리를 건너고 있다.
/AP Photo

앵커: 북한주민들은 새해를 맞으면서 희망과 기대감 보다는 불만에 휩싸여 한 해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수많은 행사와 동원에 내몰리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9일 “새해가 다가와도 이 곳 주민들은 곧 시작될 각종 행사 동원과 노력 동원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면서 “언제면 우리도 남들(외국)처럼 아무 걱정없이 제대로 된 새해 첫날을 즐길 수 있겠는지 답답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희망과 기대감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지만 여기 주민들은 신년에 대한 기대감을 접은지 오래되었다”면서 “수십 년 동안 신년사, 또는 공동사설에서는 똑 같은 내용의 약속과 정책을 나열하지만 단 한 가지도 제대로 이뤄진 게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새해 첫날에는 모든 주민들이 태양상(김일성∙김정일 동상)에 꽃다발을 바쳐야 하고 새로울 것 이 전혀 없는 신년사와 신년공동사설을 의무적으로 집단시청해야 한다”면서 “그러고 나면 숨돌릴 틈도 없이 신년벽두의 첫 행사인 거름내기전투에 나서야 되는데 강산이 모두 얼어붙어 있는데 어디서 두엄을 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반 주민들에게 일 년 중 가장 불만스럽고 힘든 시기를 말하라면 새해가 시작되는 첫날일 것”이라면서 “눈도 쌓이고 추운데 태양상을 찾아 절을 한 뒤 꽃다발을 바쳐야 하고 신년사 청취에다 거름생산전투까지 할 일이 겹겹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신년을 앞두고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각 공장 기업소, 인민반별로 태양상에 화환을 증정해야 되고 특별 경비와 신년벽두 거름전투까지, 동원과 행사 참가로 쉴 틈이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지시로 매 인민반마다 주민세대별로 12월 27일부터 2020년 1월 10일까지 보름동안 특별경비가 조직됐다”면서 “매 가정의 세대주들은 정해진 날짜에 나가 추위와 싸우고 밤을 새워가며 인민반 주민세대와 담당구역을 경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특별경비뿐 아니라 새해가 시작되면 각종 정치 행사와 신년사 청취, 거름전투 등에 내몰리느라 주민들은 잠시 앉아있을 새도 없다”면서 “일부 간부들과 돈 주들은 후방 공급이라는 명목으로 춥고 힘든 행사 동원을 돈과 물자를 내고 면제 받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