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지난해 말 국가안전보위성을 전격적으로 검열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고위 간부들속에서는 조직지도부의 검열이 국가안전보위상 김원홍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국가안전보위성 검열을 긴박하게 진행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검열의 주체는 조직지도부 6과인데 국가안전보위성의 각종 월권행위로 불시검열을 실시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국가안전보위성 내부 실태를 잘 알고 있다고 밝힌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국가안전보위성 간부들이 새해를 앞두고 벌어진 중앙당 조직지도부 6과의 검열로 혼쭐이 빠졌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 6과는 국가안전보위성의 간부사업과 활동을 지휘 감독하는 기관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국가안전보위성에 대한 검열은 제아무리 조직지도부라 해도 김정은의 사전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가안전보위성이 갑작스런 검열을 받게 된 원인은 지난해 '612 상무'를 통한 전국순회 검열과정에서 다른 사법기관들이 다뤄야 할 사건들을 파헤치고 횡포를 부려 "깡패나 뭐가 다르냐"는 인민들의 원성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가안전보위성이 완전히 털리다시피 검열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또 다시 공개처형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보위상 김원홍이 김정은의 눈 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고위 간부들속에서 일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14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당 조직지도부가 국가안전보위성을 구석구석까지 뒤졌지만 신통한(특별한) 문젯거리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열성원들조차도 보위성이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검열에 대처할 줄은 몰랐다며 놀라는 눈치였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김정은이 국가안전보위상 김원홍의 흠집을 잡으려고 검열을 한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며 일단 김정은이 김원홍을 겨냥했다면 굳이 검열 따위는 필요도 없이 얼마든지 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번에 전격적으로 국가안전보위성을 검열한 것과 같은 통치수법은 과거 김일성 시대부터 수도 없이 반복돼 온 일"이라며 "특정 기관이나 개인이 지나치게 몸집을 불리거나 세를 과시하게 되면 경고 차원에서 어느 누구나 불시에 강력한 검열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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