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학생들에 핵무기∙미사일 교육

2017-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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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의 구조와 원리, 종류 등을 상세히 설명한 북한 고급중학교 3학년의 물리 교과서. 원자탄과 수소탄, 중성자탄 등을 소개하고, 토론문제까지 제시하고 있다.
핵폭탄의 구조와 원리, 종류 등을 상세히 설명한 북한 고급중학교 3학년의 물리 교과서. 원자탄과 수소탄, 중성자탄 등을 소개하고, 토론문제까지 제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아시아프레스

앵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4번의 핵실험과 30번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죠? 최근까지도 탄도미사일을 쏘고, 6차 핵실험마저 임박한 가운데 북한의 초등∙고급 중학교에서는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해 가르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정은의 업적을 선전하면서 계속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현재 북한 고급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물리 교과서를 살펴봤습니다.

‘원자의 구조와 핵에네르기’라는 제목과 함께 원자탄과 수소탄, 중성자탄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폭탄의 구조와 핵융합 방법 등을 소개하는가 하면 ‘우라늄은 왜 농축해야 하는가?’, ‘원자로의 구조와 역할은 무엇인가?’ 등의 토론 질문도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로케트의 원리’를 소개하는 부문에는 로켓이 날아가는 원리와 함께 운반 로켓의 구조가 그려져 있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말도 적혀 있습니다. ‘100% 북한의 기술과 지혜로 과학기술위성제작과 발사에 성공했다’는 내용입니다.

탄도 로켓의 원리를 소개한 북한 고급중학교 3학년의 물리 교과서(좌)와 판화의 주제로 '은하 9' 로켓을 제시한 북한 초급중학교 1학년의 미술 교과서(우)
탄도 로켓의 원리를 소개한 북한 고급중학교 3학년의 물리 교과서(좌)와 판화의 주제로 '은하 9' 로켓을 제시한 북한 초급중학교 1학년의 미술 교과서(우) 사진 제공 - 아시아프레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북한에서 입수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교과서는 2013년 5월부터 2015년 10월에 걸쳐 발행된 것으로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개정됐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에 따르면 새 교과서의 특징은 미사일과 핵무기 관련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이는 김정은 시대에 계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김정은 위원장의 성과로 내세우면서 이를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이 교과서들은 김정은 시대 들어 새롭게 개정된 중학교 교과서들입니다. 지금 2017년에 학생들이 이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을 겁니다. 요즘 시기에 북한의 미사일과 핵 문제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런 교과서를 보면 김정은 정권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큰 중점을 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리 교과서뿐이 아닙니다. 미사일과 전혀 관련이 없는 영어나 미술 과목에도 미사일이 등장합니다. 고급중학교 1학년 물리 교과서와 초급중학교 3학년의 영어 교과서 표지에도 ‘은하’로켓이 그려져 있는가 하면 초급중학교 1학년 미술 교과서에는 판화의 주제로 ‘은하 9’ 로켓을 제시하면서 ‘우주 강국의 위용을 판목에 새겨 찍어보자’고 적혀 있습니다.

'은하' 로켓 그림을 표지 사진으로 장식한 북한 고급중학교 1학년의 물리 교과서(좌)와 초급중학교 3학년의 영어 교과서(우)
'은하' 로켓 그림을 표지 사진으로 장식한 북한 고급중학교 1학년의 물리 교과서(좌)와 초급중학교 3학년의 영어 교과서(우) 사진 제공 - 아시아프레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를 실적으로 내세우고 정권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여러 교과서를 통해 학생 때부터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북한 당국의 의도가 엿보입니다.

[Ishimaru Jiro] 김정은의 실적이 사실상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를 선전하고 교육하지 않으면 위대성과 권위를 보장할 수 없다는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교과서에도 학생을 대상으로 핵실험과 미사일에 중점을 두고 가르칠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북한이 지난 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로 발사했으며 6차 핵실험도 임박한 가운데 초급∙고급중학교 교과서에 거듭 소개된 핵무기와 미사일은 이를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도 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5번 핵실험 중 4번을 강행했으며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집권 5년간 탄도미사일도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의 두 배가 넘는 32발을 발사해 1억 달러를 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내부로부터 초급∙고급 중학교 교과서 75권을 입수해 교과서 전문을 자료화한 ‘김정은 시대의 중학교 교과서’를 DVD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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