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우익활동가, 도쿄 조총련 본부에 총격

도쿄-폴김 xallsl@rfa.org
2018.02.23
jochongryon_building_shooting_b 23일 일본 극우인사의 총격을 받은 도쿄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 출입문이 파란색 비닐로 덮여있는 모습.
RFA PHOTO/ 폴 김

앵커: 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도쿄 본부에 우익단체에서 활동한 일본인 두 명이 총격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폴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일본 현지 시간 23일 새벽 4시 경 도쿄 치요다구에 있는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에 총격을 가한 일본 내 우익단체 활동가 2명은 가츠라다 사토시와 가와무라 요시노리입니다.

가츠라다는 가와무라와 함께 타고 온 밴 차량을 운전했고 이들은 조수석에서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로 5발의 총탄을 발사했습니다.

권총으로 발사된 총탄은 건물 출입문에 맞았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현장에 있던 경찰은 발포 없이 이들을 체포했고, 현장에서 권총1정이 압수됐습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가츠라다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극우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경시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전날 있었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표기)의 날'과 관련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대북 소식통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평양에 방문 중인 조총련 관계자들이 이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3일 총격 사건 후 도쿄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 앞에 출동한 경시청 차량의 모습.
23일 총격 사건 후 도쿄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 앞에 출동한 경시청 차량의 모습.
RFA PHOTO/ 폴 김

그러면서 평양에 있는 총련 체류자들에게 이번 총격 사건은 상당히 놀랍고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김정일 생일 등의 행사로 방북 중인 총련 관계자들이 조기에 일본으로 귀국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건 당일인 23일 기자회견에 나선 조총련 중앙상임위원회 남승우 부의장은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북한과 조총련에 대한 일본 정부의'적대시 정책'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익 등의 협박과 폭력을 단속하도록 거듭 요구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테러 행위를 미연에 막지 못한 일본 당국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일본 내 한국 교민은 “조총련이 이번 사건을 일본 정부와 총련간 관계에서 총련이 유리한 쪽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엄정한 조사를 통해 용의자의 범죄 경위를 밝혀야겠지만 이 사건이 평소 총련의 주장을 정당화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은 큰 잘못이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일본 NHK방송을 비롯한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이 사건을 실시간 속보로 방송하며 사건의 배경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폴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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