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약 고갈로 북한에 위조약품 나돌아

서울-박정연 xallsl@rfa.org
2021.06.21
중국산 약 고갈로 북한에 위조약품 나돌아 사진은 정품 아스피린 알약.
AP

앵커: 심각한 의약품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불량 위조약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경 봉쇄로 중국 의약품 수입이 중단되면서 개인들이 불량 의약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함흥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요즘 장마당이나 약국에 포장지의 색깔, 모양, 크기, 음각문양까지 진품과 동일한 가짜 약들이 나타나 주민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로 중국의 의약품 수입이 중단되면서 중국산 치료약이 고갈되자 나타난 현상”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중 국경봉쇄 이후 중국산 의약품의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했다”면서 “마땅한 치료약을 생산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형편에서 인민들은 병 치료를 위해 전적으로 중국산 의약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중국 약은 약장수나 장마당에서 부르는 게 값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국산 의약품의 재고는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일부 약장사들이 중국산 약 한 알()을 분쇄해 다섯 알로 부풀려 제조하는 불량약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면서 “현재 시장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불량약품은 우리나라 주민들에게 만병통치약으로 통하고 있는 중국산 마약성 진통제인 정통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재 조선에는 진품과 가품을 구별할 수도 없을 정도로 포장지와 알약을 정교하게 위조한 정통편이 판매되고 있는데 가격은 지역에 따라서 적게는 1알당 내화 4500원에서 5000원까지 부르고 있다”면서 “당장 몸이 아파 치료가 시급한 주민들은 의약품의 진위여부를 따지기보다는 우선 약을 구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긴다”고 강조했습니다함흥의 경우 지난 2020년도 정통편 1알은 1500원 정도에 거래됐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19일 “최근 온성군에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량 약품들이 나돌고 있다”면서 “개인 약장사들이 제조,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조약은 국산 해열진통제인 아스피린”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개인들이 제조해 판매하는 아스피린은 2알에 내화 5천원을 불러도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라면서 “개인이 제조한 아스피린은 중국산 진통제인 정통편 한 알을 원료로 모조 아스피린을 무려 다섯 알이나 만들어낸다고 알려져 있으며 기존의 아스피린 사용량의 두 배를 복용해도 효과가 아주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모조 아스피린이 약효가 미미하지만 계속 판매되는 이유는 우리나라 인민들이 가장 많이 복용해온 정통편이 사라지면서 그나마 그와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워낙 약품이 귀하다 보니 불량약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모조 아스피린의 주원료인 중국산 정통편도 점차 고갈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불량 아스피린 마저도 구하기 어렵게 되는 날이 머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선 사람들이 몸이 아파 병원 의사를 찾아가면 장마당에서 약을 사먹으라는 말 이외에 전혀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형편이라 개인 약장수부터 찾아가게 된다면서 ”주민들속에서 장마당에서 파는 모조 불량의약품마저 고갈된다면 아파도 속수무책으로 고통받다 죽어야 하느냐는 절망적인 탄식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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