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세일 교수 “북 중간 엘리트 통일에 활용해야”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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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세계일류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 바로 선진화인데요. 이 선진화가 남북한 통일과 함께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는 한반도 전문가가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부터 한반도 선진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미국에 오셔서 여러 정계인사들, 학자들과 만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핵문제가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디에 더 비중을 두는 것 같았습니까,

박세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RFA PHOTO/정영)
박세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RFA PHOTO/정영) RFA PHOTO/정영

박세일: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전문가들, 미국정부의 관심은 당연히 전세계 핵관리, 안보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관심이 있습니다만, 과거보다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권문제는 동서의 차이나 진보보수의 이념차이를 떠나 모든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한다는 점, 특히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영: 교수님께서는 얼마 전에는 ‘21세기 한반도의 꿈-선진통일전략’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이 책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박세일: 우선 첫째는 한반도통일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라를 창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통일은 비용이 아니다. 통일은 우리에게 엄청난 이익이고, 축복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세 번째는 앞으로 통일되지 않으면 남북한이 다 불행해질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가 불행해진다. 그래서 통일만이 우리 남북이 사는 길이고, 분단이 지속되면 북한도 중국의 변방국가 될 가능성이 높고, 남한도 3류 분단국가로 추락될 수 있다, 또 동북아는 새로운 냉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네번째는 통일시대로 가려면 이웃나라들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과 정부의 결심이다, 한국의 결심이라는 것을 강조하려고 했습니다.

정영: 교수님께서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당시 북한주민들을 목격하면서 무엇을 느꼈습니다.

박세일: 제가 예전에 개성공단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개성시내로 들어가면서 길옆에서 본 북한 동포들의 모습과 표정을 보면서 너무너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라를 이렇게 운영할 수 없다, 그 동포들의 눈에서 제가 느낀 것은 무력감이랄까, 허탈감이랄까, 좌절감이랄까, 또 공포감이랄까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제가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봤지만, 어느 아프리카 나라에서도 그런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바로 우리 동포들의 모습과 표정을 보고 참으로 가슴 아팠습니다. 그리고 반성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동포들을 경제적인 기아, 정치적인 폭압은 말할 것도 없고 여기서 빨리 해방시키는 것이 우리 민족이 살길이고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가 크게 느꼈습니다.

정영: 남한 사람들이 통일비용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통일 비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세일: 우리 사회에 인식된 통일비용에 대한 시각이 잘못됐다고 봅니다. 통일비용이라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그건, 통일투자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좀 경기가 나쁜데, 그 원인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자할 곳이 없어서 그럽니다. 돈은 넘쳐나고 있는데, 만일 북한이 열리면 북한에 엄청난 자본이 몰릴 것입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에서 예상한 것을 보면요. 북한 개발자금의 약 55%가 해외에서 들어오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남한의 기업에서도 20~30%가 들어가고, 그러면 남한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는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제가 남한 사람들이 통일비용 걱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봅니다.

정영: 통일하는 과정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주변국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 급변사태 시 중국의 개입에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보십니까?

박세일: 북한 주민들이 남한과 합쳐서 좀 잘살아보자고 나올 때 중국의 군사적 개입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할 것이냐, 간단합니다. 우선 이건 우리문제라고 선언을 해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문제인데, 자기들이 무슨 권한으로 들어와요. 그래서 명백하게 중국에 대고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말해야 되고, 저는 기회 있을 때 중국에 가서 회의할 때 그랬습니다. 압록강, 두만강을 넘어 한발자국도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요. 북한이 어려워질 때 대량 탈북 난민이 넘어올 것을 우려하면, 우리가 압록강 밑에 가서 난민 캠프를 만들어서 잘 모실 테니 당신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미국 전문가들과 만나 말할 때도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풀 때 큰 나라들은 옆에서 간섭하지 말라”는 입장을 확실히 하라고 얘기합니다.

정영: 지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평양방문이 화제입니다. 반기문 총장이 이번에 평양에 가서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입니까,

박세일: 서로 만나는 것은 다 좋습니다. 남북이 만나고, 국제적인 지도자가 만나는 것도 좋은데, 나는 반기문 총장의 방문이 구체적인 통일의 전기를 만든다고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아마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겁니다. 북한체제라는 것이 나름의 성격이 있고 주장이 있는데, 반 총장이 한번 만났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아니지만, 자꾸 만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영: 통일하는 과정에 기본 장애물이 북한의 기득권입니다. 그 사람들에 대한 대안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박세일: 북한 김 씨 일가에 충성했던 사람들, 물론 핵심세력들은 어렵겠지만, 그 밑에서 나라를 경영했던 중간 간부들, 하급간부들도 어찌 보면 이 시대의 희생물입니다. 그 분들도 희생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북한을 개발하는데 그분들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왜냐면 그분들이 경험도 있고 북한 사회를 관리했던 지혜도 있으니까, 그것을 좋은 사회로 만드는 방향으로 쓰면 저는 그것이 도리어 자산으로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대적으로 사면하고, 통일대업에 같이 힘을 합치도록 하고, 김 씨 일가 세습체제에 충성했던 아주 극소수는 아마 역사가 인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나머지는 힘을 합쳐서 새로운 역사를 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영: 예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세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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