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군통신병, 자유아시아방송 청취하다 정치범수용소에 수감

서울-김세원 xallsl@rfa.org
2020.08.13
nk_camp_guarder_b 압록강 변의 한 수용소에서 북한 여군이 철조망 너머로 밖을 바라보고 있다.
ASSOCIATED PRESS

앵커 : 북한에서 한 여군 통신병이 장기간에 걸쳐 자유아시아방송을 청취한 혐의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보위당국에 체포된 여군은 조사과정에서 3년간 정기적으로 자유아시아방송을 청취했음을 자백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세원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간부 소식통은 13일 “지난 6월 중순 평양에 소재한 인민무력성직속 통신중대 여성군인이 자유아시아방송을 청취하다가 군보위당국에 적발되어 조사 후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여성군인은 인민군보위국 조사에서 3년간 자유아시아방송을 청취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 청취혐의로 체포 된 여성군인은 인민무력성 청사에서 복무하는 1급무전수이었으며 분대장계급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인민무력성과 최고사령부 간의 무선통신을 연결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우수한 무전통신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번에 정치범수용소 수감이라는 엄격한 처벌은 받은 여성군인은 체포 1일전 근무하면서 자유아시아방송을 듣다가 주파수를 다시 돌려놓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교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면서 “군보위부 정보원이 이를 적발해 상부에 보고한 후 체포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군부대에서 무선통신수로 근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은 대부분 새벽시간이면 주파수를 돌려 외부 방송을 듣는다”면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조선말이 가장 정확하고 또렷하게 들리고 도주자(탈북자)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군인들은 자연히 그 방송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군 안의 모든 병종의 무선통신병들에 대한 통제가 강화됐다”면서 “전군의 지휘관들과 보위지도원들에게 시간에 관계없이 무선통신병들의 근무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검열 할 데 대한 군 당국의 지시가 하달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군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7월 중순 인민군간부학습자료에 인민무력성의 한 여성군인이 근무시간에 자유아시아방송을 3년간이나 청취하다 적발되어 정치범수용소로 갔다는 내용이 공개됐다”면서 “연좌제처벌로 여성군인의 가족도 함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것으로 소개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자료는 소식통의 안전문제로 13일 현재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선통신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 특히 군입대 3년 이상이 된 구대원(고참병)들은 무선통신근무 중 주파수를 돌려 외부 소식을 듣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외부 방송중에서도 우리가 잘 알아 들을 수 있는 자유아시아방송을 많이 듣는 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군간부 출신 탈북민 강모 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4년 5월, 3군단 지휘부 통신결속소(부대)의 한 군인이 근무시간에 자유아시아방송을 듣다가 발각되어 총살당하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강씨는 “북한에서 자유아시아방송을 가장 많이 청취하는 사람들은 일반 주민들보다 군인들, 특히 무선통신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일 것”이라면서 “나도 군복무 당시 무선통신근무를 수행하면서 6년동안 자유아시아방송을 청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씨는 이어서 “당시 새벽근무시간이 되면 조용하고 주위에 방해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조선말이 나오는 외부 라디오를 들을 수밖에 없으며 내 경우에는 자유아시아방송 주파수를 아예 외워놓고 정기적으로 들었다”면서 “내가 탈북을 결심하게된 것도 자유아시아방송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번 여군 외부방송 청취사건을 조사한 것으로 나타난 북한 인민군 보위국은 과거 인민군 보위사령부가 2016년 인민군보위국으로 명칭을 바꾼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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